증권업은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이 지속되나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금융의 부진으로 내년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은행업권은 자영업자, 한계기업, 부동산PF 등 부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지적도 이어졌다.
은행업은 지난 5년 중에서 가장 낮은 성장성이 전망된다. 대출증가율은 지난해 4.9%에서 올해 3.5%, 내년 3.4%로 전망돼 내년에도 명목GDP를 하회할 것으로 보았다. 가계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하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던 신용대출은 고금리 부담으로 내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대출은 시설자금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증했던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은행 순이익은 이자수익 자산이 증가하고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산규모 대비 이익창출력을 의미하는 구조적이익률은 지난해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대손비용률도 지난 2021년 저점으로 상승 추세를 보여 ROE(자기자본이익률)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NIM의 경우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하락하나 금리 하락폭이 적어 NIM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신규 부실채권이 발생하고 부실채권 정리 규모도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자영업자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잠재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증권업은 금리인하 및 기업실적 성장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위탁매매 및 S&T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나 IB부문은 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뚜렷한 수익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수익 창출 다변화를 위해 부동산금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변동성이 적은 회사채 등 IB사업 다각화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실 우려가 커진 해외 부동산금융의 경우 대부분 북미지역 오피스 투자로 만기가 3년 이내로 집중돼 있으나 관련 시장이 위축되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업은 실물대체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 기대로 채권형 및 일임자산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가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양한 유형의 신상품 출시와 함께 국내 시장대표 ETF 중심에서 업종섹터, 액티브, 채권, 해외 등 다양화해 ETF 시장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내년 ETF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져 채권형 중심의 ETF 수탁고 증가와 함께 시장 트렌드 기반의 다양한 테마형 중심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보험업은 IFRS17 도입에 따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 판매가 둔화되고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으로 양호한 수익이 예상됐다.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추천이 활성화되고 GA의 영향력이 확대돼 제판분리가 정착될 것으로 보았다.
생보의 수입보험료는 IFRS17 도입에 따라 CSM 확보를 위한 보장성 판매와 간병·건강 보험 수요로 소폭 증가하고 수익성은 회계기준 변경 효과로 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 계리적 가정 수정 등으로 안정화되면서 정체될 전망이다.
손보는 CSM 확보를 위한 GA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퇴직연금은 금리 인하와 주식시장 회복으로 증권사로 계약 이전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수익성 역시 계리적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2위권 손보사들의 CSM 조정 및 할인율이 현실화되면서 수익성이 약화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정부에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할 우려가 커 영업손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캐피탈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가 성장하겠으나 조달비용 및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4년 금융산업은 완만한 경기회복으로 성장성은 전반적으로 개선하겠으나 수익성은 고금리 기조의 지속 기간에 따라 업종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시장조달에 의존하는 여전업의 경우 유의가 필요하고 전쟁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전체 금융업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누증된 가계부채와 코로나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PF 부실은 유의해야 할 변수로 지목했다.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자영업자 대출, 비아파트나 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PF 등의 비중이 높은 비은행업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아직까지는 양호한 편이지만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은행업권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회사들이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에서도 사업구조 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노력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GA 등을 통해 비교추천과 제판분리가 정착되고 강화된 자본규제와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완화가 동시에 시행되기 때문으로 보았다.
류창원 연구위원은 “2024년 금융회사들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고금리, 강화된 자본규제에 더해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성 제고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며 “금융플랫폼을 고도화화고 시니어 케어, 토큰 증권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체화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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