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횡령 등 연이은 금융사고 발생과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검사 강화 지적을 받았다.
이복현 원장은 “경남은행 건과 관련해 많이 반성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프론트-미들-백을 동일한 사람이 오랜 기간 동안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그렇게 하지 말자는 얘기를 여러번하고 그런 일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확인 요청까지 했는데 없다고 답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를 너무 신뢰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저희가 앞으로는 선의를 갖고 피감기관들을 대하기는 해야겠지만 날카로운 시각으로 감독·검사에 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복현 원장은 “일정 금액 이상의 불법을 저질렀을 경우에 사회에서 차단할 수 있게 양형을 높이는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검찰이나 금융위와 협의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내부통제 혁신안이 시행됐다면)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사건은 무조건 예방했을 것”이라며 국민은행 미공개정보 주식거래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모르지만 내부통제를 위한 인력이 확보됐다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증권대행업무 부서에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본인이 직접 주식거래를 하고 해당 정보를 다른 부서 직원 및 가족, 지인 등에 전달해 매매에 이용하게 하는 등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금지 위반 혐의가 적발된 바 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금융당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내부통제 사고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횡령 사고는 이어지고 있고 갈수록 대담해지고 금액은 더 커지고 있다”며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춰 금융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금감원의 검사·감독 기능의 중립성과 독립적 감사 기능이 확보되어야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복현 원장은 “그 배경으로는 오랜 기간 동안 과유동성 상황이 지속된 상태에서 흐트러진 윤리의식이나 이익 추구의 극대화 현상이 지금 표출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지난해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고 내부 인력 확충이나 전산시스템 도입 등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도 조사 검사 능력을 집중해서 이 기회에 오히려 드러나지 않은 것들을 다 밝혀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며 “올해 여러 가지 검사나 조사해서 드러난 것들을 사후적으로 관리한 것도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것들을 적발한 비중도 절반 이상으로 저희가 적극적으로 적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궁극적으로는 금융회사 CEO의 어떤 판단의 문제가 있다”며 “내부 KPI가 이익 추구 경향을 과도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어 국민들이 수용할 수 없는 형태의 실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책임을 지워야 하는 것들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배구조법 개정안 등도 제출된 바 있지만 제 임기 동안에는 (금융사고) 적발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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