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공시지가가 18억원 이하인 강남 은마아파트, 반포 래미안 등의 고가 아파트의 종부세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오는 16일부터 1세대 1주택 부부 공동명의 과세 특례 신청 접수, 세부담 감소 예상
11일 정부와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오는 16일부터 30일까지 부부 공동명의 1세대 1주택 과세 특례 및 합산 배제 신청을 받는다. 1세대 1주택 단독명의자의 올해 종부세 기본공제는 지난해보다 1억원 늘어난 12억원이다.
정부는 '부부 공동명의 1세대 1주택 특례'에 따라 관할 세무서에 1주택자로 신청한 부부는 1세대 1주택자와 동일하게 세금을 부과한다. 부부 공동명의가 아닌 단독명의 1주택자로 간주해 세금을 매긴다는 의미다.
단독명의가 되면 기본공제액이 18억원에서 12억원으로 줄어들지만, 1세대 1주택자에게만 적용되는 고령자 및 장기보유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18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 보유자는 기본공제와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비교한 뒤 유리한 방식을 선택해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가령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를 15년 이상 보유한 65세 부부는 공동명의로는 183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1세대 1주택 특례 신청 시 118만원으로 세 부담이 줄어든다.
◇ 최대 60조원 안팎 세수 펑크 우려되는데…서울-지방간 형평성 논란도
문제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역대급 ‘세수 펑크’다.
올해 국세수입은 기존 예상치보다 최대 60조원 안팎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비롯한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 납부가 급감한 데다, 종부세를 비롯한 부동산 자산 관련 세수도 큰 폭으로 줄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결손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이미 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다.
세수가 역대급으로 줄어들자, 정부는 이를 충당하기 위한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재원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기금이란 여러 기금의 자금을 통합관리하는 계정으로 '공공기금의 저수지'로 불린다. 다른 기금들의 여유 재원을 빌려오거나(예수)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예탁) 총괄계정 역할이다. 이른바 정부 차원의 ‘마이너스 통장’이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국세수입마저 올해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나라의 재정이 악화되고 국책사업에도 속도를 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그런가 하면 서울과 지방의 집값 차이가 있는데 일괄적으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면제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 기준 올해 강남 은마아파트의 공시가격은 15억5600만원인데, 부부 공동명의로 이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올해 종부세는 ‘0원’이 된다. 그러나 지방에 4~5억원대 아파트 2채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종부세를 납부해야 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종부세 자체는 일종의 이중과세에 해당하기 때문에 손질이 필요한 부분이고 해외에서도 종부세와 같은 세금은 없다”면서도, “다만 해외는 기본적인 재산세가 높기 때문에 이중과세가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구조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올해 이미 수십조 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 시점에서 이런 논의가 또 이뤄진다는 것은 국내 부동산시장에 ‘정부가 부동산 살리기에만 목을 맨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여지가 큰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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