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가 KDB생명 인수를 추진한다. 보험 부문 확대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 다각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KDB생명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이날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했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WWG자산운용은 본입찰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산업은행이 2020년 KDB생명 인수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당시 매각가가 2000억원이었다. 매각 측은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뛰어든 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 초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에서 인수합병(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 1분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보험과 카드 등 계열사의 입지는 약한 편이다. 하나금융의 전체 순이익 중 비은행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16.8%로 KB금융(40.9%), 신한금융(37.0%)을 크게 밑돈다.
앞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M&A를 통해 보험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왔다. 하나금융의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은 이익과 자산규모가 열위에 있다. 하나생명은 올 1분기 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생명의 자산 총계는 지난 3월 말 기준 약 6조3265억원으로 22개 주요 생명보험사 중 17위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이 자산 17조1434억원 규모의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8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다. 하나금융이 업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KDB생명 인수에 이어 보험사를 추가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다섯번째지만 대형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의 등장으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강석훈닫기강석훈기사 모아보기 산은 회장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5월 산은은 KDB생명이 발행한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했다. 이를 통해 KDB생명은 과거 해외에서 발행했던 2억달러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5월 22일)에 맞춰 조기 상환을 실시했다.
KDB생명은 75% 비율로 무상감자도 진행한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10일이다. 감자 전 약 4743억 원에 달했던 자본금은 1186억원으로 줄어든다.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여 자본잉여금을 늘리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KDB생명은 “주당 가치 상향과 이원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감자 사유로 밝힌 바 있다.
강 회장은 “KDB생명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 결손금을 축소하는 한편 산은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해 가용 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며 “올들어 운용자산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매물로서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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