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달 중 차기 회장 내외부 후보군이 담긴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이사회에 보고한 뒤 오는 8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회장 추천 일정과 후보 평가 및 선정 방법을 결정해 본격적인 선임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후 8월 말 3~4인으로 구성된 압축 후보군(숏리스트)를 선정하고, 9월 중순께 최종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차기 회장 롱리스트는 내부 후보 10여명과 외부 후보 10여명 등 20명 안팎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다만 롱리스트 명단은 회추위의 독립성 훼손을 막기 위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KB금융은 안정적인 경영승계 절차 이행과 회장의 유고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내·외부 후보군으로 구분해 매 반기 상시 관리하고 있다.
내부 후보군은 그룹의 주요 경영진으로, 외부 후보군은 위원회가 정한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은 후보로 구성된다. 특히 외부 후보군은 반기마다 새로운 후보를 추천받고 기존 후보와 함께 평가한 뒤 우수한 평가를 받은 후보자를 선정해 상시 업데이트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21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포스트 윤종규’로 꼽히는 부회장 3인 체제를 완성한 바 있다. 기존 양종희 부회장에 이어 당시 허인 국민은행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이들 부회장은 같은 1961년생으로 각각 국민은행 전신인 장기신용금고(허인), 주택은행(양종희), 국민은행(이동철) 출신이다.
허인 부회장은 윤 회장이 2017년 11월 은행장 겸직을 내려놓으면서 직접 국민은행장으로 앉힌 인물이다. 이후 총 3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4년간 국민은행을 이끌었다.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부회장 취임 후 국민은행은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등 안정적인 이익 증가를 이어갔다.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같은 과 79학번인 윤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이동철 부회장은 지주와 계열사에서 전략과 재무, 국내외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치며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월부터 2021년 말까지 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지냈다. 자동차 할부금융사업 확대와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업황 악화 속에서도 국민카드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허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2020년 지주 회장 선출 당시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부회장 3인과 함께 KB금융 자본시장·CIB·AM 부문을 이끄는 박정림 KB증권 사장도 유력 후보로 언급된다.
윤 회장의 4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은 경영승계규정에서 회장 연령 제한을 ‘선임 및 재선임 시 만 70세 미만’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올해 만 68세로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
앞서 다른 금융지주에서 CEO 세대교체로 변화를 꾀한 데다 현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장기 집권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타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우 금융당국 징계 등으로 자격 논란을 빚고 용퇴를 결정했지만, 윤 회장은 이 같은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변수다.
KB금융 차기 회장 내부 후보군은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별도의 연수과정인 FGC(Future Group CEO Course)를 통해 리더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 후보들은 정기 이사회와 이사회 워크숍 등에도 참석하고 회추위 차원에서 연 1회 이상 열리는 현안 주제 발표회에도 참여한다.
한편 KB금융은 앞서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 그해 4월 내·외부 후보군 총 10명으로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이후 8월 12일 회추위를 열어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의결하고 같은달 28일 숏리스트 4명을 선정했다. 이들 후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거쳐 9월 16일 윤 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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