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세 경영을 본격 시작한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 한화 부회장(사진)도 같은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할아버지인 김종회 창업주를 뛰어넘은 부친 김승연 회장과 같이 ‘한화오션 정상화’를 통해 제2의 승어부를 노린다.
2023 MADEX 방문 김동관 “한화오션 정상화 집중”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MADEX)’를 찾아 한화오션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를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며, 현재 한화오션의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조직을 떠난 분들을 다시 모으고 추가 채용으로 나아갈 단계”라고 말했다.
한화오션(부회장 권혁웅)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1500% 이상 치솟으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조선해양(대표 가삼현,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삼성중공업(대표 최성안, 정진택닫기정진택기사 모아보기)과 달리 여전히 적자 행진 중이다. 지난해 1조6136억 원 영업적자(연결기준)를 기록한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에도 628억 원의 적자를 보였다.
최근 3년여간 한화오션 유동비율은 2020년 115.31%를 기록한 이후 2021년 86.83%, 2020년 73.30%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도 72.37%다. 즉, 현재 한화오션의 자체 능력으로는 1년 단기 채무 상환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취약한 재무구조를 가진 한화오션 정상화는 단기적으로 힘든 과제일까. 최근 사업보고서를 보면 머지않은 시간에 가능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든다. 근거 중 하나는 계약부채다.
한화오션은 2020년 후반부터 시작된 수주 훈풍으로 인해 최근 계약 부채가 급증했다. 2020년 1조2457억 원이었던 계약 부채는 2021년 2조942억 원, 지난해 4조6816억 원으로 3년 새 약 4배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4조6625억 원의 계약 부채를 가지고 있다.
전체 부채에서 향후 수익 전환이 가능한 계약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김 부회장의 한화오션 재무 지원 부담은 수치로 나타는 것보다 줄어든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오션의 해당 비중은 약 40%다. 2020년 20% 이하(19.31%)였던 것을 고려할 때 한화오션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채는 줄고, 매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화오션의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4일 한화오션 신용등급 전망을 ‘BBB-/긍정적 검토’에서 ‘BBB-/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이뤄진 대규모 유상증자와 향후 모그룹 지원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올해 한화그룹 편입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2조 원 규모)를 통해 취약한 재무구조가 보완, 추후 재무 부담이 줄었다”며 “그룹 주력 산업이 방산업과의 시너지, 모그룹 지원 등으로 인해 한화오션에 대한 신용등급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70년 ‘화약·기간산업 → 유통·금융→ 우주항공·조선’ 영토 확장
한화오션은 1950년 초반 창립 이후 몸집을 키워온 한화그룹에 ‘조선업 진출’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조선업은 70년 한화그룹 역사 속에서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곳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정상화에 성공한다면 한화그룹은 ‘우주항공·조선’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얻게 된다. 이를 토대로 김 부회장은 궁극적으로 삼성·SK·현대차·LG그룹에 이은 5대 그룹 비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총수 행보를 시작하자마자 사업영토를 넓히며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김동관 부회장을 보면 부친인 김승연 회장이 떠오른다. 40여년간 한화그룹을 이끄는 김 회장의 시작점과 닮아있다.
1981년 김승연 회장이 총수로 취임하기 전 한화그룹은 화약과 기간산업이 주력사업이었다. 김 회장의 부친인 고 김종희 창업주는 1952년 10월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인천화약공장에 한화그룹 뿌리인 ‘한국화약’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한국화성공업(현 한화솔루션), 신한베어링공업(현 ㈜한화 모멘텀) 등을 통해 유화·기계분야를 통해 그룹을 성장시켜 왔다.
29세 나이로 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화약·기간산업을 넘어 새로운 업종으로 확대를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M&A’였다. 총수 취임 4년 만에 정아그룹(1985년 인수 현 한화호탤엔드리조트)를 인수한데 이어 한양유통(1986년 인수 현 한화갤러리아)까지 품으며 유통 사업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2년에는 금융업계의 강자로 거듭났다. 당시 적자를 기록하던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한 것. 해당 M&A는 김 회장의 추진력이 돋보이는 사례다. 인수 당시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품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는 우려를 뚫고 김 회장이 인수를 추진한 것. 그의 혜안대로 현재 한화생명은 생명보험업계에서 독보적인 2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김동관 부회장을 상징하는 태양광·방산 또한 김 회장의 M&A에서 시작한다. 2012년 인수한 독일 태양광회사 큐셀(현 한화솔루션 태양광부문 한화큐셀)은 지난 10년간 김 부회장을 상징하는 곳이다. 큐셀 인수를 기점으로 한화그룹은 현재 미국·유럽·독일에서 최고 태양광 모듈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2014년에는 삼성그룹과의 빅딜도 진행했다. 2014년 11월 방산기업인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등 4개 방산·종합기업을 인수한 것. 인수 금액은 1조 9000억원이었다. 이들인 지난해 전그룹적으로 실시한 사업 재편의 핵심 기업이었다.
이렇듯 1980년대부터 2010년대 중후반까지 이뤄진 김 회장의 M&A 광폭 행보는 그룹의 규모는 대폭 성장시켰다. 해당 행보를 통해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총수에 취임한 1981년 대비 약 300배 몸집이 커졌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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