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7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11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하지만 은행 지점 축소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이 위축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은행대리업 도입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은행법을 개정해 단순·규격화된 은행업무 등을 은행 이외의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대리업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과잉‧불공정 경쟁 방지 등을 위해 1은행 전속주의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소비자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해 복수은행 업무를 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은행 업무 대리에 따른 리스크 등을 감안해 영업 채널 범위로 은행권 공동 대리점, 우체국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우체국의 은행업무 대리 허용도 검토한다. 현재 업무위탁을 통해 우체국에서는 예‧적금 입금 및 지급만 가능하지만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예‧적금 계좌개설과 해지, 대출, 환업무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업체 등에 대해서도 현재 허용되고 있는 예금‧대출 중개에 추가해 은행업 대리까지 허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실무작업반에서는 하나의 은행대리점에서 여러 은행 업무를 수행할 경우 금리수준이 사실상 유사해지는 등 담합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높은 수수료를 주는 은행 위주로 판매가 쏠리는 등의 문제도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대리점이 설립되더라도 온라인 등 여타 채널과 다른 금리나 가격을 설정하기 곤란함에 따라 담함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외에도 해외은행이 은행대리점을 통해 국내에 진출하거나 국내 은행이 해외 기업에게 업무를 수탁하는 경우 등 제도개선 과정에서 해외와의 관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핀테크 등과 협업할 수 있도록 위탁 가능한 업무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은행 등은 금투업권과 달리 본질적 업무의 외부 위탁이 금지되어 있어 IT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디지털화, 신기술 도입 등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위탁 범위를 확대하되 인가제 형해화 방지 등을 위해 본질적 업무 등 위탁이 가능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탁자를 관련 인허가를 받은 자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본질적 업무에 대한 위탁을 포괄적으로 허용하되 내부통제 업무는 제외하는 방안과 본질적 업무를 단위 업무별로 핵심‧비핵심요소로 분류하고, 비핵심요소만 위탁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본질적 업무 중 핵심요소와 비핵심요소의 구분 기준은 추가논의가 필요하다”며 “핵심요소의 예시로는 대출업무 중 금리‧한도산정‧대출승인, 예‧적금업무 중 자금보관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위탁 허용범위 확대로 증가하는 제3자 리스크에 대비해서는 금융회사의 관리·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소수 위탁자로 업무위탁이 집중·과점화되는 경우에는 리스크가 매우 커질 수 있어 이를 보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또 현행 업무위탁규정은 상위법상 근거가 없어 제재 등이 곤란한 만큼 상위법상 위임근거를 마련하되 유연한 제도운영을 위해 기존 법률에는 최소한의 사항만 규정하고 하위규정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의 기본적인 취지는 금융산업내 플레이어들간 협업을 강화해 은행권 내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들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제3자와 하나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만큼 권한과 책임을 보다 명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불완전판매, 자금세탁, 대포통장 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의 업무를 수탁받거나 대리하는 제3자에 대해서도 ‘동일 기능-동일 리스크-동일 규제’ 관점에서 충분한 수준의 의무와 규제를 적용하겠다”며 “은행 등 금융회사의 수탁자 등에 대한 관리·책임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시스템리스크 발현 가능성 차단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전적 규제뿐 아니라 금융사고·피해 발생시 소비자가 그 피해를 신속하게 인식·보상받을 수 있도록 관련 책임소재, 피해보상의무 등도 꼼꼼히 마련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실무작업반 논의사항 등을 검토해 올 3분기까지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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