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회장은 지난 17일 취임 한 달을 맞아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NK금융이 자회사 9개, 총자산 160조원, 작년 연말 기준 당기순이익 8000억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대표 지역 금융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종합금융그룹이 되려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현재 BNK금융은 미완성”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작은 인터넷 전문 손해보험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마저도 어렵다면 해외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기존 업무와 신규 사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나선다. 특히 지역화폐와 블록체인을 연계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이어 “물류도시 부산의 특성을 살려 물류 부문에 디지털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BNK금융만의 차별화된 디지털 모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부산은 블록체인 특구인 만큼 부산시와 잘 협조해서 BNK 특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빈 회장은 지난달 말 취임 후 첫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완전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신성장사업단'을 신설하고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설된 신성장사업단은 신사업분야 발굴과 그룹 차원의 전략적 제휴 추진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한다.
BNK금융의 해묵은 과제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의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의 통합을 전제로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했으나 구성원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김지완닫기김지완기사 모아보기 전 BNK금융 회장이 취임 후 “임기 중 방향을 마련하겠다”며 두 은행의 합병 작업에 착수하려 했으나 경남은행 노조와 지역 정치권 등의 격렬한 반대로 입장을 번복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중 은행 자회사 2곳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BNK금융과 JB금융뿐이다.
빈 회장은 “임기 동안 두 은행 통합과 관련해 어떤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투뱅크냐 원뱅크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현재 기조가 투뱅크이기 때문에 이는 유지하려고 한다. 일단 투뱅크를 전제로 해서 시너지를 내고 경영이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도록 서로 노력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 회장은 전산시스템 통합은 두 은행의 합병과 별개 사안으로 보고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2개 이상의 지방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방은행지주에 대한 정보기술(IT) 시스템 공동사용, 계열사 간 정보공유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서로 다른 은행이 전산을 통합하거나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빈 회장은 “두 개 은행 통합과 전산망 통합은 별개”라며 “두 은행이 전산시스템을 각각 운영해 최소 1000억원 이상 낭비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에서 공감한다면 비효율적인 전산망을 통합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빈 회장은 지배구조 투명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그는 “BNK금융은 지난 12년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연속해서 노출돼 아픔을 겪었다”며 “최고경영자(CEO)가 임원들에게, 조직적으로는 지주에서 각 계열사에 권한과 책임을 위임해서 자율적으로 하되, 자율적으로 하는 모든 기준은 ‘바르게 했느냐’로 두고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본인 스스로 바른지를 점검하고 조직 내에서도 객관적으로 검증돼 자연스럽게 차기 CEO 후보가 될 수 있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19일 빈 회장을 차기 CEO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빈 회장은 지난달 17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 취임했다. 빈 회장은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인사부장과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영업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미래채널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약 3년간 부산은행장을 지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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