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초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대출요건 완화 및 대환 신설 ▲긴급거처 지원 확대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로 전셋집을 낙찰받아도 무주택 유지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들은 금액 기준이나 경매 완료 여부에 따른 피해확인서 발급 등 정책적인 허점들이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책위는 특별법을 제정해 임차인이 가진 보증금 반환채권을 우선 매수해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매수한 보증금 반환채권을 기초로 해당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전셋값 폭등을 막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주택가격의 70% 또는 공시가격의 100% 이하로만 받을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고 전세대출·보증보험 관리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관계 국무위원들에게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 주길 바란다"며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아파트보다 취약한 빌라 전세사기, 전세대출 제도 자체 문제점도 지적
특히 최근처럼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폭락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문제가 된다. 의도적으로 전세금을 떼먹으려는 일당들이 늘고, 세입자는 집값 하락으로 인한 금전적·정신적 피해까지 감내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
이 같은 ‘조직적 전세사기’ 외에도 전세자금대출 자체의 구조적인 허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세’ 자체가 집을 담보로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담보대출인 셈인데, 이를 얻기 위해 세입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이중 구조’가 형성된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빌린 돈’을 다시 임대인에게 ‘빌려주는’ 상황이 되면서 폭탄을 돌리는 형국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나마 경제가 호황이고 부동산시장이 안정됐을 시기에는 이런 폭탄이 터질 우려가 적었지만, 본격적으로 부동산이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그간 보이지 않았던 구조적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작년까지 이어진 역대급 저금리로 만들어진 부동산 호황기에 전세금으로 갭 투자에 나선 집주인들이 늘며 문제가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조직적 전세사기의 경우 건축주·브로커·공인중개사·대출상담사 등 많게는 수십 명이 한팀이 돼서 움직이는 케이스도 있어 세입자들이 임대인들의 신원이나 등기부등본을 아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인과 임차인간 정보 불균형이 워낙 심한 시장이 전세시장이므로, 신축 빌라는 먼저 의심부터 하고 들어간다는 마인드로 매물을 골라야 하는 것은 물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등을 곧바로 받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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