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KT 게임박스’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6월 3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KT 게임박스는 지난 1월부터 신규 고객 가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기존 가입자는 그대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KT 게임박스는 지난 2020년 8월 출시됐다.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LG유플러스가 엔비디아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했던 것과 달리 KT는 대만 유비투스와 협력해 자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개발했다. 자체 플랫폼이다 보니 가격도 월 9900원으로 타사 대비 저렴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존 콘솔에서만 즐길 수 있던 게임을 스마트폰, PC 등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PS) 등 비싼 콘솔을 사지 않아도 패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어 한때 5G 특화 콘텐츠로 꼽혔다.
앞서 지난 2012년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이 4G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초반엔 유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콘솔 게임 타이틀을 매번 구매할 필요 없이 월 구독료만 지불하면, 100가지가 넘는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게임을 다운로드 하는 것이 아닌 외부 서버로 접속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플레이해 기기 내 차지하는 용량 부담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게임의 경우 콘솔이나 게이밍 PC 대비 품질이 낮아 이용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또 네트워크 속도 편차가 발생하고, 작은 화면으로 원활한 게임 조작이 어렵다는 등 불편함이 커지면서 성장세가 정체됐다.
또 핵심 콘텐츠의 부재로 유저들의 정착 시간을 늘리지 못했다. 서비스 중인 대다수의 게임들이 이미 출시된 게임이고, 독점 서비스한 작품들도 이용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대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앞서 구글도 2019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테디아’를 내놨지만, 3년 만인 지난해 말 서비스 종료 소식을 밝혔고, 지난 1월 서비스를 정식 종료했다.
KT도 게임박스 서비스 출시 당시 "게임박스를 게임계의 넷플릭스로 키우겠다"라며 "2022년까지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5월엔 이용자 30만명을 넘겼고, 연내 가입자 50만명을 넘기겠다는 포부도 밝혔지만, 이용자가 저조해지면서 서비스 종료를 택했다.
KT가 게임박스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국산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양강 체제로 바뀌게 됐다. 그러나 이 두 회사도 클라우드 게임에 집중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2020년 9월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을 선보였다. 월 1만6700원만 지불하면 EA Play 게임 등 대작부터 인디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두 달뒤엔 ‘Xbox 콘솔’과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을 결합한 구독형 상품인 ‘Xbox 올 액세스(Xbox All Access)’를 야심차게 내놨다.
그러나 성적이 저조한 탓인지 출시 1년 뒤엔 가격을 최대 4800원가량 내렸지만, 현재 판매는 중단됐다. 엑스박스 콘솔이 포함되지 않은 ‘게임패스 얼티밋’은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 내 이벤트는 2021년, 공식 SNS 게시물이 2022년 5월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크게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은 아닌 듯하다.
LG유플러스는 지포스나우 멤버십(울트라100, 울트라12, 베이직)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와 달리 게임 타이틀을 별도로 구매해야 해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그래도 스팀, 유플레이, 에픽, 오리진 등 유통 플랫폼에서 구입한 게임을 지포스 나우와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자들은 대부분 기존 콘솔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 일텐데, 이들이 콘솔이나 게이밍 PC 대비 스마트폰은 사양이 낮아 다시 콘솔로 넘어갔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 국내는 RPG 장르의 인기가 높지만, 콘솔 타이틀은 국내 비주류 장르들이 많아 이용자들을 유입, 정착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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