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육계사업에서 승승장구하던 하림이 라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김홍국 회장의 의지때문이었다.
김 회장은 라면이 건강에 해롭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라면사업을 위해 전북 익산에 5200억원을 투자해 '하림푸드 콤플렉스' 공장을 지었는데 그 중 라면 생산을 위한 면류 설비 공장만 3만8000㎡ 규모에 달할 정도다.
5년 간 연구를 통해 독보적 면과 스프를 만들었다. 면 종류는 제트노즐 공법 건조로 바람에 면을 말려 쫄깃하고 잘 불지 않는 건면이며 스프 형태도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을 고집했다. 일반 라면이 분말스프를 만들기 위해 육수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내기 위해서다. 나트륨 함량도 조절했다. 장인라면 나트륨 양은 1430mg으로 기존 라면(1650mg~1880mg) 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흥행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이 대표적 단점으로 꼽힌다. 장인라면은 ‘프리미엄 라면’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개당 2200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출시됐다. 국내 대표 라면으로 꼽히는 신라면, 진라면과 비교했을 때 2, 3배 비싼 가격이다.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의 라면 사랑은 이어졌다. 김 회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냉잇국라면, 아욱라면, 된장라면 등 프리미엄 라면을 하나씩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사업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국내 비빔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자 이에 맞춰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전국 비빔국수, 쫄면, 밀면 등 전국 맛집을 직접 순회하며 현장에서 시식하고 비빔장의 매운 정도와 염도, 당도, 맛, 면의 탄력과 점성 등을 분석하며 제품을 구현했다.
하림은 당초 추위가 풀리는 2월 더미식 비빔면을 전격 출시하려고 계획했으나 내부 임직원 눈높이에 맞출 때까지 시식과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 과정을 거듭하며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김 회장이 직접 시식과 테스트에 참여하며 제품 개발에 꼼꼼히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 관계자는 “더미식 비빔면은 전국 맛집 레시피를 심도 깊게 연구한 맛으로 자신 있게 선보인 제품”이라며 “아는 맛보다 더 맛있다는 소비자 후기가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비빔면 시장에서 본질에 충실한 맛으로 소비자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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