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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정식 오픈…국내 간편결제 시장 판도 흔드는 ‘메기’ 되나

기사입력 : 2023-03-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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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내년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5% 확보 전망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연합군 형성 맞불

아이폰 내 애플페이 서비스 구동 화면. /사진제공=현대카드이미지 확대보기
아이폰 내 애플페이 서비스 구동 화면. /사진제공=현대카드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고요했던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판을 흔들 ‘메기’ 애플페이가 유입되면서 ‘삼성페이’를 주축으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이 서로 손을 잡고 애플페이에 맞불을 놓으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이날 애플페이 서비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현대카드가 발급한 비자와 마스터카드, 국내 전용카드를 애플 기기의 지갑 앱에 카드를 추가하면 온·오프라인 가맹점이나 인앱 결제 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결제방식은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로 결제 시 측면 버튼(Touch ID기기의 경우 홈 버튼)을 두 번 누른 후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결제 단말기 근처에 가까이 대면 비접촉식 결제가 이루어진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경우 EMV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하는 전세계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수 있으며 최대 16개 카드를 등록해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 출시 첫날 오전에만 17만명이 서비스 등록을 마친 가운데 내년까지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15%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애플페이가 향후 적지 않은 여파를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내 15%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올해말까지 약 700만명의 아이폰 이용자가 기존 사용하고 있는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애플페이로 전환하고 예상 대비 빠른 NFC 결제 인프라 확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말 애플페이의 국내 일평균 총 거래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페이는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결제액을 기록한 결제서비스로 비자에 이어 애플페이가 약 6조 달러(한화 7800조원)로 뒤를 이었다. 삼성페이는 아마존페이에 이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페이는 전통 신용카드사인 마스터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제치는 등 디지털 결제 서비스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를 편의점, 롯데백화점,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맥도날드, 롯데시네마 등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다른 간편결제보다 이용 가능한 가맹점이 현저히 부족하며 당분간 현대카드만 이용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전국 290여만 개 가맹점 중 NFC 결제 단말기를 도입한 곳은 약 5% 정도로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만을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가맹점을 확보하기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교통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고객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애플이 티머니, 캐시비 등 교통카드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어야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로 계약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애플페이 국내 정식 서비스가 가시화 되면서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들은 연합군을 구성하면서 고객을 지키기 위한 맞불을 놓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결제와 월렛(Wallet) 부문 협력을 시작으로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카카오페이도 삼성전자와 간편결제 서비스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모두 QR 결제에 기반한 결제 서비스에 삼성페이의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 방식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삼성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온라인 가맹점에서도 삼성페이 간편결제를 경험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이달말부터 삼성페이와 결제 서비스를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가 NFC 방식만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MST 방식과 NFC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애플페이는 NFC 방식 중에서도 유로페이·마스터·비자 3대 글로벌 신용카드사가 구축한 EMV(글로벌 카드브랜드 표준) 규격의 NFC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페이에 적용된 MST 방식은 사용자가 등록한 카드의 정보들을 입력·저장해 암호화된 토큰으로 바꿔 신용카드 리더기에 전송하는 기술로 삼성페이를 구동한 후 스마트폰을 카드 결제 단말기에 접촉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카드사는 삼성전자로부터 MST 결제 라이선스를 받아 직접 삼성페이를 구동해 직결제 방식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앱카드 내 삼성페이 링크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 등으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페이 유입과 함께 카드사들은 올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페이가 결제액의 최대 0.15%를 수수료로 거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도 애플페이처럼 결제 건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현재 삼성페이는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으며 카드사로부터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고 있다. 앱카드에서 직접 삼성페이를 구동하는 방식은 15억원 수준,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삼성페이에 등록하는 방식은 5억원 수준이다.

삼성페이 마저 결제 수수료를 유료화할 경우 지난 14년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적자를 이어온 신용판매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대 수수료율 0.5%를 적용받는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이 전체의 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페이 수수료에 이어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부담이 가중된다면 카드사 수익성은 더욱 저하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액은 7232억원으로 지난 2021년 하반기 대비 699억원 증가했으며 이용건수는 2317만건으로 178만건 증가했다. 선불전자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8017억원을 기록해 지난 2021년 하반기 대비 953억원 증가했으며 이용건수는 2648만건으로 112만건 증가했다.

선불전자지급 서비스는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교통요금과 상거래 대금을 지급하거나 송금할 수 있도록 선불금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로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와 송금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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