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이상목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재무 전문가’로 불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인사에 전략을 담는 특징이 있다. 2018년 ‘브랜드 중심’이라는 그룹 전략에 따라 역대 최대규모인 100여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으며 2019년에는 ‘고객중심, 기업 체질 개선’이라는 전략에 따라 전략기획·R&D·채널 조직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의 향후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 전문가’인 이 사장을 수장 자리에 앉힌 건 의미가 깊어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난해 매출은 4조4950억원, 영업이익은 2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6%, 23.7%% 감소했다. 온라인 채널과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은 성장했지만, 1년 내내 반복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970년생인 이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정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 PWC 컨설팅 등을 거쳐 2003년 아모레퍼시픽 경리팀에 회계사로 입사했다. 이후 재무전략팀장, 재경 디비전장, 경영지원 유닛장 등을 지낸 뒤 2021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기획실장을 맡았다.
2006년 순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주사 아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이 선전하며 3조원에 불과했던 자산규모가 약 7조원대로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의 타격으로 2017년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더해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로 실적 악화는 더욱 심해졌고 이전만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사업 중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조치 완화에 나서며 악화된 실적을 만회할 기회를 맞았지만 중국 시장 재개만을 기다리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 사장은 중국 시장 의존도도 낮출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달한다.
우선 M&A 속도를 높여 북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인수한 타타 하퍼는 네타포르테·컬트 뷰티 등 온라인 채널과 세포라·니만마커스 등 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돼 있어 이미 북미에서 인지도가 높은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타타 하퍼와 함께 강도 높은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한다.
기존에 구축한 재무 여력으로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이 됐다. 동시에 실적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이 사장이 어떤 재무 전략을 구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He is…
△1970년생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삼정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PWC 컨설팅/ 2003년 ㈜아모레퍼시픽 경리팀 회계사/ ㈜아모레퍼시픽 재경 디비전장/ ㈜아모레퍼시픽 경영지원 유닛장/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기획실장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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