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인데 상장사 대응 여부에 따라 3월 주총 시즌에 표대결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상법상 의결권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주들은 주총일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상장사는 주총이 열리기 2주 전까지 주총 소집에 대해 통지해야 한다.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3월 정기 주총 안건으로 주주제안을 올리는 상장사는 전년도(27곳) 대비해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스엠은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총 안건에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등에 대한 이수만 창업주의 주주제안이 올라왔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에스엠은 현재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 대 에스엠 경영진, 카카오, 얼라인파트너스운용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
사조산업도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총에 액면분할 정관 변경 및 배당에 대한 주주제안 안건이 올라왔다.
KB금융도 오는 3월 24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노조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제시됐다.
이 밖에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과 BYC에 배당성향 제고 등 주주제안을 하기도 했다.
'주식농부'로 알려진 큰 손 주주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12개 상장사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정기 주총 키워드로 주주제안 확대는 예고돼 왔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 시즌 프리뷰' 리포트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정기주총 시즌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제안을 통한 주주권 행사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정기 주총 주주제안의 경우 총수 일가 내분에 따른 경영권 분쟁 성격의 주주제안보다 소액주주, 펀드 등 일반주주가 제기하는 주주제안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제시했다.
'동학개미'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어느 때보다 동력이 세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움직임도 주시된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2023년 2월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와 간담회에서 "자산운용사가 스스로의 깊은 고민을 통해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대상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를 대상으로 올해 주총에서 기업가치에 큰 변화를 주는 이슈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당부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주주활동도 강화하고 있어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에 적합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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