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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혼돈의 SM 둘러싼 증권가, 목표주가도 ‘혼돈’

기사입력 : 2023-02-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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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보고서 낸 증권사 9곳 중 6곳 목표가↑

일부는 하향 또는 유지… “지분 경쟁 상황 고려”

잠재적 공개매수 관련 변수 많아 단기 변동성↑

실적은 시장 예상치 넘은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경영권 다툼으로 혼돈에 빠진 SM엔터테인먼트(대표 이성수·탁영준)를 둘러싸고 증권사들이 엇갈린 목표주가 의견을 내놓고 있다./사진=SM이미지 확대보기
경영권 다툼으로 혼돈에 빠진 SM엔터테인먼트(대표 이성수·탁영준)를 둘러싸고 증권사들이 엇갈린 목표주가 의견을 내놓고 있다./사진=SM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경영권 다툼으로 혼돈에 빠진 SM엔터테인먼트(대표 이성수·탁영준)를 둘러싸고 증권사들도 혼돈에 빠졌다. 대부분 증권사가 SM 목표주가를 높였던 얼마 전 상황과 사뭇 다르다. 일부 증권사는 지분 경쟁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목표가를 내리기도 했다.

SM 주가는 현재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로 유명한 하이브(대표 박지원)가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달 들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 13만원대까지 뚫더니 하이브 공개매수 반대 의사를 표명한 20일 6.38% 떨어지며 12만원대로 돌아갔다.

현재 경영권 다툼은 ‘하이브-이수만 VS SM-카카오(대표 홍은택닫기홍은택기사 모아보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7일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하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Producer·제작자) 다음인 2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공시했지만, 3일이 지난 10일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가 SM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인수해 최대 주주에 자리한 것이다. 하이브는 소액주주 지분 최대 25%(595만1826주)를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까지 선언했다.

오는 22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현 경영진을 대상으로 낸 가처분 소송 1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SM 신주·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 인수 여부가 결정된다. 다음 달 1일은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종료일이다. 다음 달 중순엔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혼돈 속에 빠진 SM을 둘러싸고 엇갈린 목표주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 경영진이 내세운 프로듀싱(Producing·제작) 개편안 ‘SM 3.0’으로 경영 효율화가 기대된다며 최고 15만원을 제시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에 일부는 지분 경쟁 중인 상황을 고려해 목표가 제시를 유보하거나 하향 조정했다.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SM 실적과 관련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 9곳 중 ▲교보증권(대표 박봉권·이석기) 12만원→13만2000원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 8만6000원→15만원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10만5000원→12만5000원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10만원→12만5000원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12만원→13만원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 9만3000원→12만원 등 6곳이 목표가를 상향했다.

모두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보다 높게 잡았다. SM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과 함께 경영 정상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Producer·제작자)의 100% 자회사로 매년 프로듀싱 용역 비용을 낸 라이크기획 계약 종료 덕분에 마진(Margin·이윤)이 개선될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공개매수 등 변수가 많아 단기 변동성이 클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SM 현 경영진이 도입한 ‘SM 3.0’의 멀티 레이블(Multi Label·다수 음반사)·프로듀싱 시스템과 아티스트(Artist·예술인) 가동률 상승, 신인 그룹의 빠른 데뷔 등을 반영했다”며 “목표가를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 관련 비용이 올해부터 제거되는 효과 등을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전년 대비 71% 증가한 1600억원으로 올린다”며 “SM에서 확실한 건 이수만 창업자가 없는 SM의 라이크기획 인세 및 계열사인 SM브랜드마케팅의 지분 구조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 주가는 2차 판권 매출 정상화까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라 추정된다”며 “이수만의 신주·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주주총회 결과, 하이브와 카카오의 잠재적 공개매수 관련 변수가 많아 단기적으론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고 전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SM 목표주가로 가장 높은 수준인 ‘15만원’을 제시하면서 경영효율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 연구원은 “지분 경쟁과는 별개로 SM의 올해 경영 계획 고려 시 멀티 레이블 체제에서 전사적 아티스트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며 “라이크기획 계약 종료에 따른 비용 제거와 비핵심 자산 매각 의지 등을 고려하면 전사적 체질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앨범 판매량과 콘서트(Concert·음악회) 추정치 등도 증가할 것”이라며 “현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로 주가 조정 시 매수 기회라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다만,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주주총회 때까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목표주가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티스트 활동이 다각화되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SM 3.0’의 일환 중 하나인 멀티 레이블·프로듀싱 체제가 본격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지적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개발과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같은 입장을 표했다. 그는 “분쟁의 본질은 결국 SM 경영 정상화”라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사유화 의혹으로 SM 주가는 동종업계 대비 낮게 평가받아 왔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 상향 조정을 진행한 가운데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과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식) 등 3곳은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거나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개매수와 경영권 지분 경쟁이 지속되고 있음을 고려해 관련 이슈가 갈무리되는 대로 목표가를 조정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와의 괴리율에 따라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9만3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하면서도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한 단계 낮은 ‘마켓퍼폼’(Market perform)으로 내렸다. 여기서 ‘매수’는 향후 6개월간 초과수익률 15%포인트(p)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다. ‘마켓퍼폼’은 해당 기간 초과수익률 –15~15%p 이내에서 등락할 것이라 보는 보수적 관점이다.

김 연구원은 “지분 경쟁이 추가로 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최종 인수가격이 공개매수 가격을 20% 이상 웃돌기는 어렵다”며 “변동성을 감내하고 신규 매수할 만큼의 상승 여력은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SM은 혼돈 상황과 다르게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SM이 20일 공시한 2022년 연간 실적에 따르면 SM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21년 4분기 대비 18.2% 증가한 25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70.3% 늘어난 252억원이었다. 시장 컨센서스(Consensus·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상회한 것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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