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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내실 성장·함영주 외형 확대 고삐 죈다 [2023 신(信) 수장]

기사입력 : 2023-01-30 00:00

(최종수정 2023-01-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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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부동산 등 영역 확대
하나, 보험·카드 비은행 M&A…비금융 제휴 적극

윤종규 내실 성장·함영주 외형 확대 고삐 죈다 [2023 신(信) 수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해 대부분 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된 가운데 기존 임기를 수행 중인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내실 성장과 외형 확장에 집중한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키워드로는 ‘고졸 신화’가 떠올랐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이 내정되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상업고등학교를 나온 금융지주 수장이 세 명으로 늘어났다. 금융지주 회장에 상고 출신들이 대세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윤종규 회장, 투자·운용 역량 강화…일상 플랫폼 전환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오는 11월 3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선임 된 윤 회장은 2017년과 2020년 11월 각각 연임과 재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회장에 오른 지 10년 차가 됐다.

윤 회장은 지난달 27일 조직개편에서 3명의 부회장과 1명의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4개의 비즈니스그룹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허인 부회장은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SME) 부문 ▲이동철 부회장은 글로벌, 보험 부문 ▲양종희 부회장은 디지털, 정보기술(IT) 부문을 각각 담당한다.

앞서 윤 회장은 2021년 말 ‘포스트 윤종규’로 꼽히는 부회장 3인 체제를 완성한 바 있다. 기존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에 이어 KB국민은행장과 이동철닫기이동철기사 모아보기 KB국민카드 대표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이들 부회장은 같은 1961년생으로 각각 국민은행 전신인 장기신용금고(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주택은행(양종희), 국민은행(이동철) 출신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15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8곳 중 7곳의 대표 후보에 현 대표들을 재추천하면서 안정을 택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이 ‘포스트 윤종규 시대’를 고려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후계 구도 정립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한 윤 회장은 올해 내실 성장을 위한 핵심 경쟁력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한다.

윤 회장은 이달 초 신년사를 통해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 기조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사업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 가야 한다”며 “내실이 없는 성장에 매달리지 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건전성을 모두 갖춘 ‘튼실한 성장’을 이뤄나가자”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올해 경영 전략 방향으로 ▲핵심 경쟁력 및 회복탄력성 강화 ▲글로벌·신성장동력 확장 ▲금융 플랫폼 혁신 ▲지속가능경영 선도 ▲인재 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 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우선 그룹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운영모델을 다시 정립하고 나선다.

그룹 멤버십 프로그램 개편, 상품 추천 역량 및 경쟁력 강화, 초고자산 고객 채널 커버리지 확대, 시장 변동성 증가에 따른 고객 리스크관리 대응체계 확립 등을 추진한다. 특히 자본시장과 자산운용 부문에서의 전방위적 체질 개선을 통해 그룹의 투자·운용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영업 기반을 안정화하고, 비금융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로 했다. 윤 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투트랙(Two Track) 전략’의 완성도를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 영역에서의 성과 창출과 그룹 내 연계성 강화도 추진한다. 디지털과 테크 등 비금융사의 투자와 협업 확대를 통해 미래 경쟁력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디지털 영역에선 ‘금융 플랫폼’을 넘어 ‘일상생활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KB금융은 지난해 대표 앱인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앱들과 상호연결하고 통합해 ‘슈퍼 앱’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KB 월렛, KB 페이 등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함영주 회장 “새 영역으로 업 확장”…글로벌 영토 확장도
지난해 3월 취임한 함영주 회장은 올해 본격적인 외형 성장 전략을 펼친다. 특히 ▲디지털 금융 혁신(Digital) ▲글로벌 위상 제고(Global) ▲본업 경쟁력 강화(Biz) 등 3대 전략을 중점 추진한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우리가 이뤄야 할 미션, 나아가야 할 비전, 실행해야 할 전략적 목표를 이제는 거창한 말이 아닌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며 “올 한 해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함 회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직을 확대하고 각 부문에 핵심 역량을 집중했다. 2년 임기를 마친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해 디지털 신영역 개척 및 신성장 기회 발굴 역할을 부여했다.

박 행장과 함께 부회장에 오른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은 그룹 핵심 기반 사업 부문의 전략적 방향성을 수립하고 관계사의 경영지원을 담당한다. 2020년부터 부회장직을 맡아 온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이어나간다.

함 회장은 우선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의 분야를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고객 기반을 비롯한 약점을 보완한다.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에서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하나금융이 관심을 보이는 인수 매물로는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함 회장은 글로벌 위상 강화와 디지털 금융 혁신도 전략과제로 설정했다. 해외에서 IB, 자금, 자산관리 등의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만들고,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추진해 글로벌 영토를 넓히고 나선다.

또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고, 가상자산 및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영역도 개척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회장 ‘상고 출신’이 대세
윤 회장과 함 회장은 모두 고졸 은행원으로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했고, 특유의 성실함과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들 회장과 함께 지난달 8일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된 진옥동 내정자도 고졸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회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진 내정자가 신한금융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3명 모두 상고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윤 회장은 금융권의 대표적인 ‘고졸 신화’로 통한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1973년 광주상고를 졸업한 뒤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학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야간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 다녔다. 은행원과 야간대학생 생활을 병행하면서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했고 1981년에는 행정고시(25회) 2차 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했지만 대학생 시절 학내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임용이 취소됐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한 윤 회장은 전무와 부대표까지 회계사로 일하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 성균관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B와의 인연은 2002년 고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전 국민은행장의 발탁으로 국민은행에 들어오면서부터다. 고 김 전 행장은 윤 회장 영입 당시 인사 보도 자료에 ‘상고 출신 천재’라는 문구를 넣어 보도 자료를 뿌리기도 했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장·부행장, 개인금융그룹 대표·부행장, KB금융지주 CFO·CRO·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함 회장 역시 고졸 행원에서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1956년생인 함 회장은 충남 논산 소재 강경상고를 졸업했다. 강경상고는 1920년 개교 후 금융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들을 배출한 명문 상고였다.

1980년 서울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함 회장은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주경야독해 단국대 회계학과(야간)를 졸업했다. 2008년 8월 미국 와튼스쿨 글로벌과정, 2011년 6월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함 회장은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가계영업추진본부장, 남부지역본부장, 충남북지역본부 본부장, 대전영업본부 본부장, 충청사업본부본부장을 거쳐 2015년 9월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 초대 행장을 맡았다.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직했고 2019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그룹의 전략, 재무 기획 등을 총괄하며 차기 회장 입지를 다졌다.

1961년생인 진 내정자는 덕수상고 3학년 때인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은행을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해 1993년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중앙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진 내정자는 오사카 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하는 등 10여년간 일본에서 근무하며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

2017년에는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에 올라 ‘파격 승진’하며 화제를 모았고 신한금융 부사장(COO)을 거쳐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진 내정자는 오는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신한금융 차기 회장으로 정식 선임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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