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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꺾이면 금(金) 뜬다…'골드 ETF' 반짝

기사입력 : 202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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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금투자 대비 ETF는 소액 가능
환헷지 측면 국내상장 금 ETF 유리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 경제신문에서 ‘킹(King) 달러’가 주춤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직장인 A씨는 최근 ‘골드선물(H)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에 나섰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른다는 경제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국내 상장한 골드 ETF는 환헷지(hedge) 효과도 있어서 뛰는 금값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

미국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 속에 기를 펴지 못하던 금(金)에 노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리인상 속도조절 전망 가운데 달러가 약세 전환하면서 금값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는 점도 ‘안전자산’으로서 금 투자 수요를 높이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골드(Gold) ETF(상장지수펀드)’는 개인 투자자들도 손쉽게 금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 되고 있다.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기록했던 전년도 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자산배분 관점에서 올해 금 관련 상품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할 만하다고 권고되고 있다.

‘킹(King) 달러’ 수그러들자 금빛 날갯짓
29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금 선물(2월물) 가격은 2023년 1월 17일 종가 기준 온스(OZS)당 1909.9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시장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 당 1900달러를 넘으며 9개월여 만에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 2022년 3월 금값은 온스 당 2000달러를 터치했다. 그러나 미국 연준(Fed)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통화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금값도 11월 기준 온스 당 1600달러까지 하락세를 거듭했다.

실질금리가 올라가면 금값은 떨어지고, 반대로 실질금리가 떨어지면 금을 보유할 때 기회비용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므로 금값이 상승할 수 있다.

다시 금값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급격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속속 고개를 들기 시작한 탓이다.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음(-)의 상관관계에 있는 금값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금값을 보면 달러 가치 흐름이 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 금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022년 6월 이후 7개월 만인 현재 최저치 102선까지 밀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2022년 10월께 1440원 수준까지 터치했다가, 현재 1230원대까지 내려왔다.
달러 꺾이면 금(金) 뜬다…'골드 ETF' 반짝이미지 확대보기
실제 금값은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대비 확실히 방어력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ETF 정보제공 업체 ETF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에 투자하는 글로벌 대형 ETF인 'SPDR Gold Trust(GLD)'는 2022년 한 해 동안 1% 미만 하락률로 실질적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20% 하락했고, 미국 채권 시장도 13% 내리막길을 걸었던 만큼 금이 '선방'한 셈이다.

실제로 ETF닷컴은 "금은 2022년에 가치 저장소로서 역할을 거의 다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USCF Gold Strategy Plus Income Fund(GLDX)' ETF는 2022년 한 해 동안 4.89% 수익률로 골드 ETF 가운데 가장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수익률에서 선방한 골드 ETF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진 점이 주목된다.

2023년 1월 13일 기준으로 550억 달러 규모 'SPDR Gold Trust(GLD)' ETF는 90일간 31억2000만 달러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어 두 번째로 큰 'iShares Gold Trust(IAU)' ETF도 같은 90일 사이 23억4000만 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빠른 속도로 금을 사들인 것과 대비된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은 지난 2022년 3분기 약 400톤에 달하는 금을 매입했다. 이 같은 금 매입액은 1967년 이후 최대 규모다.

ETF닷컴은 "개인 투자자들은 'SPDR Gold Shares(GLD)' ETF로 돌아올 수 있다"며 "중앙은행은 구매를 통해 가격을 지원하고,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이 올해 계속됨에 따라 금의 더 많은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자료출처= Thomson Reuters, 하나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출처= Thomson Reuters, 하나증권
골드선물 ETF, ‘두 자릿수’ 수익률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골드 ETF 수익률도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접 금 현물을 사는 것 대비해서 금 ETF는 소액으로도 주식처럼 비교적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특히 국내 상장한 골드 ETF는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환헷지가 되기 때문에 기초자산인 금값이 오르는 국면이라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편이 되는 셈이다.

금값이 오르면서 실제 국내상장 골드 ETF 수익률이 호조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1월 18일 종가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의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합성 H)' ETF는 3개월 기간수익률 28.18%를 기록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합성 H)' ETF는 골드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S&P GSCI Gold Excess Return Index'의 일별수익률을 양(+)의 2배수로 추종하는 ETF다. 총보수는 연 0.49%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 이병성)의 'TIGER 골드선물(H)' ETF의 3개월 기간 수익률도 14.3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TIGER 골드선물(H)' ETF는 미국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금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된 S&P GSCI GOLD Total Return(TR) 지수를 추종한다. 총보수는 연 0.39%다.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의 'KODEX 골드선물(H)' ETF는 순자산이 2000억원을 넘는 대형 ETF로, 3개월 기간 수익률은 14.51%로 집계됐다.

'KODEX 골드선물(H)' ETF는 미국 상품 거래소(COMEX)에 상장된 골드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ETF로, 원/달러 변동에 대한 환헤지를 통해 국제 금 가격의 움직임을 반영한다. 기초지수는 'S&P GSCI Gold Index Total Return'이다. 총보수는 연 0.68%다.
달러 꺾이면 금(金) 뜬다…'골드 ETF' 반짝이미지 확대보기
아울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12월 국내 최초로 금 현물 ETF인 'ACE KRX 금현물' ETF를 선보였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현물(1kg) 가격수익률에서 보관비용을 차감한 순수익률을 반영해 산출하는 KRX 금현물지수를 기초로 한다. 원화환산지수로 원화대비 미국 달러 환율성과가 반영됐으며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한다. 'ACE KRX 금현물' ETF의 3개월 기간 수익률 0.23%를 기록 중이며, 총 보수는 연 0.5%다.

골드 ETF는 선물과 현물에서 차이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롤오버(rollover, 월물교체) 여부다. 선물은 만기가 도래하면 재투자해서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또 금 선물 ETF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퇴직연금 계좌 투자가 가능하지 않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 차이, 선물 롤오버 거래로 인해 금 현물 직접투자 수익률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2년 8월 금현물 지수의 두 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KRX 금현물 레버리지 지수'를 발표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금 현물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물론 레버리지 효과로 원지수 대비 우수한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초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에 금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방향성 투자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헷지 금투자는 ETF가 적격”
금 투자 수익성은 향후 금리, 환율 등 전망과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달러 강세 때는 환노출(UH)이 펀드 운용 성과 대비 환율 효과 수혜분이 있어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 약세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환헤지(H) 상품 ETF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아 환율 리스크를 축소하고 변동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상승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등이 가시화되고 국제정치가 안정화되면 금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될 수도 있는 것으로, 금은 가격변동 측면에서 무조건적인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자료출처= Bloomberg, 유진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출처= Bloomberg, 유진투자증권
골드 ETF 투자 중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됐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골드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기간 전체의 금 가격 움직임과는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아울러 달러 약세가 예상되는 올해는 미국 상장 상품보다 환율 헤지가 되는 국내 ETF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며, 환헷지형 금투자는 ETF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 ETF는 국내 주식시장 개장 시간동안 손쉽게 실시간 금시세에 연동해서 원하는 시간대에 매매가 가능하다"며 "다만 ETF를 선택할 때 거래량 등 유동성 체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골드 투자는 세금 과세 방식이 투자수단에 따라 다름으로 투자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자산운용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가 발생하고 환율에 따라 금 가격이 올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헤지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며 "금 ETF의 경우 배당소득세(국내상장), 양도소득세(해외상장) 과세 대상"이라고 제시했다.

자금 빠진 골드 ETF는 기회? “금 가격 전망에 긍정적”
전규연 하나증권 선임연구원은 "금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아서 금리 상승 국면에는 매력적이지 않은 자산이지만, 변동성이 높거나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선호도가 높아진다"며 "중장기적으로도 내재적 가치가 보존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내다봤다.

전 선임연구원은 "1980년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에서 금의 수익률은 평균 9.3% 내외를 기록했다"며 "특히 실제 경기침체 국면보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며 경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시점에 금 투자 수익률은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금 투자 ETF에서 자금 유출이 과거 대비 많았던 점도 주목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금 유출이 많은 점은 앞으로 금 가격 전망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이라며 "과거 골드 ETF로 자금 유입이 많았던 때 이후 금 가격은 고점을 치고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자료출처= Thomson Reuters, 하나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출처= Thomson Reuters, 하나증권
금(金)뿐만 아니라 은(銀), 동(銅) 등 귀금속 섹터 전체적으로 주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병진·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공격적인 긴축으로 한 동안 움츠렸던 귀금속 섹터가 상승세로 한 해를 시작했다"며 "안전자산과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매력을 훼손해온 명목금리와 실질금리 상승세가 완화되는 올해에는 다시 귀금속 섹터 강세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또 황·고 연구원은 "특히 달러 약세가 동반되는 물가와 금리 하향 안정세, 즉 Goldilocks(골디락스) 환경에서는 금뿐만 아니라 은, 구리(銅) 가격도 강세를 시도할 것"이라며 "금의 장기 목표치를 2100달러의 사상 최고치로 상향 조정하며, 올해 귀금속 섹터 투자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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