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은행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의 행정소송과 관련해 “기관으로서 소송 주체는 우리은행인데 우리은행이 소송 여부 결정이나 어떤 입장을 취할지 등에 대해서는 우리은행 이사회 및 우리은행 측에서 결정할 문제다”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소송이) 손태승 회장 개인의 이해관계가 관련되어 있어 이해관계가 독립된 차기 회장이나 우리은행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상식적인 선에서 공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이사회 등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은 손태승 회장의 용퇴 결정에 대해서는 “특정 CEO에 대한 금융위원회 처분으로 인한 상당기간 이슈가 있었고 당국이 오해를 받은 바 있어 개인 의사를 표명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라고 밝혔다. 또한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중징계 처분에 대한 손태승 회장의 소송에 대해 “손태승 회장이 법률적 이슈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이 선택할 문제다”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의 조치를 의결했다. 또한 우리은행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사모펀드 신규 판매를 3개월간 정지하는 업무 일부 정지와 퇴직 임원 문책 경고 상당 등의 조치를 내렸다.
손태승 회장은 용퇴를 결정했지만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지난 4일 열린 비공식 회의에서 라임펀드 징계에 대한 행정소송 여부 등을 논의한 뒤 우리은행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져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소송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옵티머스 사건 수사 자료 일체를 넘겨받고 재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 정황이 담긴 새로운 녹취록을 입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금융당국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펀드 판매사의 CEO에 대한 제재절차를 재개했다.
금융회사에서 우호 세력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구축해 ‘셀프연임’에 나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근 여러가지 내부통제나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 문제 등에 대해 금융당국이 해외 제도나 국내 실패 사례 등에 대해 점검 및 검토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제도나 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지, 입법 등을 통해 추진할 수 있지만 문화나 관행으로서 정착해야 되는 사항이 있는지 등 폭넓은 고민이 내부적으로 고민이 있다”며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 적절한 거버넌스, 대주주 및 이사회 통제, CEO 선임 절차 공정성·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금융당국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복현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대해 “은행장들을 연초에 새로 모시고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반기 내지 하반기 넘어가는 국면에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어떻게 역할을 할지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가계기업부채 증가로 인한 개별적인 가계기업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우려 등을 논의했다”며 “은행권이 어떤 노력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금융당국이 유연한 규제정책을 통해 어떤 지원을 할 수 있는지 말씀을 드렸다”라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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