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차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대상으로 PT 및 면접 평가와 외부 평판조회 결과를 반영해 오는 12일 숏리스트를 발표한다. 2차 CEO 후보군은 3명 이내로 추려질 전망이다.
현재 1차 후보군은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2명의 내부 출신과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전 신한은행장 등 4명의 외부 인사로 꾸려졌다.
내부 출신 안감찬·이두호 면면은
1963년생인 안감찬 부산은행장은 1차 후보군 가운데 가장 젊다. 그는 홍천고를 졸업한 후 부산대 경영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뒤 금정·광안동·감전동 지점장, 북부영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보, 여신운영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4월에는 부산은행 수장 자리에 올랐다. 부산은행은 안 행장이 이끌면서부터 매년 순익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1~3분기 3904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한 해 동안 거둔 순익(4026억원)을 거의 따라잡았다.전 BNK맨 2명·외부 인사 2명
외부 인사는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과 BNK금융에 몸을 담은 적 없는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으로 나뉜다.우선, 1960년생인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은 원예고와 경성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영업본부장, 미래채널본부장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7~2021년까지는 부산은행장을 맡았다. 부산은행장 재임 당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간 물망에 오르지 않았던 외부 출신인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에게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은 금융권 거물이다. 위 전 행장은 수년간 신한금융지주 내 서열 2위 자리를 지켰고 회장 숏리스트에도 오른 적 있다. 1958년생인 그는 서울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013~2017년 신한카드 대표를 맡았다. 2017~2019년까지는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이후 흥국생명 부행장으로 이적했다.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은 1959년생으로, 대동고를 나와 고려대 통계학을 전공했다. 1983년 조흥은행에 입행해 금융권과 연을 맺었다.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증권에 이어 리딩투자증권 투자은행부문 대표, 솔로몬투자증권 사장, KTB프라이빗 에쿼티 부회장, AJ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역임했고 2021년부터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과 SK에코플랜트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사업 부문에 있어서도 전문성을 갖춘 리더다.
금감원 제재·금융당국 입김은 변수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BNK금융에 전달한 검사의견서에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가 거론되며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는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검사의견서는 검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문건으로, 징계 절차의 시작이다. 금감원은 이를 토대로 법률 검토를 통해 제재 수위 등이 구체화된 조치안을 만든다.
앞서 지난해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김 회장이 BNK금융 자회사를 동원해 아들이 다니는 회사를 부당하게 도와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국감에서 나온 부당 내부 거래 및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BNK금융과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 3곳에 대해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이르면 1분기 내 제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 임추위는 아직 당국의 징계 수위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해당 사안을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이 BNK금융 회장 선출과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외부 출신 낙점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이 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BNK금융 회장 선출 방식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했고, 그룹에서 이를 반영해 수정했던 사안”이라며 “전임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외부 인사를 모시겠다고 (BNK금융이) 자체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부산대 출신인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부산상고를 졸업한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이 원장은 “외부 인사 영입은 지역에 한정된 게 아니라 비전 있는 분을 모시겠다는 의도로 안다”며 “지금 후보 중에 오래된 인사이거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가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BNK금융 이사회는 금감원의 지배구조 폐쇄성 지적에 따라 외부 출신을 회장 후보로 추천할 수 있게 규정을 개정했다. 그간 BNK금융은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킨 경우에만 외부 인사와 퇴임 임원 등을 회장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었다.
채용 비리·경험 부족한 회장 안 된다는 노조
BNK부산은행 노동조합이 외부 인사의 회장 취임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현재 노조는 용산 대통령실과 금융감독원 앞에서 낙하산 인사 저지 관련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이날 부산은행 노조는 ‘회장 선임, 불확실성을 줄여야 합니다’는 성명서를 내며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정치권 낙하산 인사 차단을 위한 긴 투쟁을 이어오면서 어떤 후보가 적임자인지 분명한 입장(지난 5년간 경쟁을 통해 능력과 자질을 이미 갖춘, 지역을 잘 아는 후보)을 밝혀왔다”며 “PT 면접을 앞두고 있는 6명의 후보 중 도덕성과 전문성, 능력과 자질 면에서 의구심과 우려를 떨칠 수 없는 후보들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내부, 외부 출신을 떠나 차기 회장이 법적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018년 채용 비리로 입은 조직과 임직원들의 상처가 아직도 생생한 시점에, 능력이나 경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채용비리 피의자로 재판이 진행 중인 후보에게 그룹을 맡길 수는 없다”며 “예측 가능한 위험은 신속히 제거하고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도 대비하는 것이 금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또, 후보자들의 과거 경영 성과를 확인하고 BNK금융의 160조 자산과 9개 계열사, 약 8000명의 임직원을 이끌기에 적합한지 제대로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은행처럼 큰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이나 지주 회장으로 누구나 인정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찾기 힘든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불확실성만 더 키우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낙하산 저지 투쟁을 해오면서 유독 BNK에만 다르게 적용되는 외부의 편견을 많이 느낀다”며 “4대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그룹을 대표하는 은행장 출신이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그 결과를 두고 불공정하다거나 순혈주의에 집착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원장의 말처럼 차기 회장 선임의 기준은 도덕성과 전문성, 능력과 자질이 돼야하며 지역의 공공재인만큼 지역에 대한 이해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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