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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운용 한두희, 공들인 ETF 드디어 성과

기사입력 : 202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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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한 ETF 중 13개가 ‘국내 최초’

1년 6개월 만에 ETF 규모 NH아문디 꺾어

“ETF 사업본부 신설 뒤 신규 ETF 공급 주력”

“종합 채권 ETF 등 채권형 ETF 선보일 예정”

▲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지난해 한화자산운용은 14개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를 신규 상장했습니다. 그중 13개가 ‘국내 최초’였습니다. 올해도 테마형 ETF를 넘어 금리 수익을 추구하는 장·단기 채권 ETF, 투자 목적 설루션(Solution·문제 해결 시스템) ETF 등 개인을 넘어 기관 수요와 수익률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한두희닫기한두희기사 모아보기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일 2023년 국내 첫 ETF 신규 상장 소식을 알리며 올해 다짐을 밝혔다. 이날 소개한 ETF는 ‘아리랑(ARIRANG) K방산Fn ETF’로, 국내 방위산업 성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 역시 ‘국내 최초’다.

한두희 대표는 지난 2021년 취임해 곧바로 ETF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신규 ETF 공급에 주력해왔다. 2년간 ETF 시장 점유를 위해 공들인 결과가 드디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2일엔 ETF 운용 규모가 NH아문디자산운용(대표 임동순)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순위 변동은 2021년 6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거둔 긍정적 성적표다.

한화자산운용 ETF 운용 규모는 지난 4일 기준 1조4698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 33조801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병성) 29조9702억원 ▲KB자산운용(대표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 6조9285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 2조9981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성훈) 1조7929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1조4782억원에 이어 7위를 기록 중이다.

“고객 생각하다 보니 얻게 된 ‘최초’”
한두희 대표는 지난해 1월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ETF를 시작으로 총 13개 ETF를 국내 최초로 상장했다. 최초라는 타이틀(Tittle·명칭)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냐고 김성훈 ETF 사업본부장에게 묻자 “고객을 생각하다 보니 얻게 된 타이틀”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투자자의 투자 선택지를 넓히고, 투자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차별화된 신규 ETF를 선제적으로 상장해 얻은 것이다.

현재 한화자산운용 대표 ETF 상품인 ‘아리랑 ETF’의 비전(Vision·지향점)은 ‘일상적인 투자를 이상적인 아리랑 ETF로’다. 쉽고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하고, 부의 창출을 위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를 주며, 더 나은 삶이 가능한 재무 복지(Financial Wellness)를 제공하는데 고객 가치를 뒀다.

ETF 부문 사업 강화는 한두희 대표 취임 직후부터 진행됐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이다. 우선 ETF 운용팀을 ETF 사업본부로 지위를 격상했다. 하위 조직으론 ETF 운용·ETF 컨설팅·ETF 상품 팀을 배치했다. 수장으론 ETF 전문가 김성훈 본부장이 선임됐다. ETF 운용부터 상품 판매까지 한 조직 안에서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이뤄지도록 조직을 재배치한 것이다.

성과는 최근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1일 ETF 운용 규모에서 NH아문디자산운용을 근소한 차로 이겼다. 7위에서 6위로 올라간 것이다. 최근 다시 NH아문디자산운용이 6위로 올라서며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보이는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낸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지난해는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ETF 상품을 다양하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ETF 상품의 시장 공급에 주력하려 한다. 새로운 섹터(Sector·분야)나 투자 테마(Thema·주제) 등을 발굴해 ETF라는 투자수단으로 구현하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투자 규모가 큰 매스(Mass) 고객 중 ETF 관심 고객을 중심으로 꾸준한 소통을 위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선제적 상품 출시 및 투자 트렌드(Trend·최신 경향) 변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대면 행사를 늘리려 한다. 잠재 고객 발굴과 판매 확대를 위한 계열사 협업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김성훈 ETF 사업본부장은 “2023년에도 투자자의 가치 창출을 위한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설루션 제공이라는 큰 기조는 지난해와 같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투자 환경에 따라 주식뿐 아니라 채권, 멀티에셋(Multi-asset·분산 투자) 등 개인·기관 투자자의 수요에 부합하는 ETF 라인업을 확장 중”이라 말했다. 이어 “1분기에는 종합 채권 ETF와 초 장기 채권 ETF 등 채권형 ETF를 선보일 것”이라며 “그뿐 아니라 아리랑 ETF의 인지도 제고와 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위해 디지털 마케팅도 확대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한두희 대표는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사전 지정 운용제도) 핵심 펀드 상품으로 꼽히는 생애 주기 펀드(TDF·Target Date Fund)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와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을 중심으로 심의를 거쳐 최종 통과된 259개 상품 중 한화자산운용 상품은 37개였다. 종합 3위·TDF 2위에 버금가는 ‘대약진’이었다.

특히 국내 운용사 최초로 2025·2030·2035·2040·2045·2050 등 모든 빈티지(Vintage·은퇴 목표 시점)가 통과됐다. TDF 운용 규모가 6위를 차지한 KB자산운용의 7644억원보다 한참 떨어지는 840억원가량임을 비춰봤을 때 놀라운 성과다.

디폴트 옵션 최종 통과까지 조직을 진두지휘해온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 연금마케팅 본부장은 “DC형뿐 아니라 확정 급여(DB·Defined Benefit) 형까지 퇴직연금을 전방위적으로 커버하기 위해 누구보다 선제적으로 연금 조직을 개편했다”며 “투자자와의 긴밀한 소통에 기반한 연금 상품 설계와 운용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 전략을 제시한 것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기다렸다는 듯 선보인 2023년 신상품 ‘K방산 ETF’
한두희 대표는 지난 5일 새해를 기다렸다는 듯 운용 업계에서 가장 먼저 2023년 ETF 신상품을 공개했다. ‘아리랑 K방산Fn ETF’다. 방위산업에 강한 한화그룹(회장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계열사 간 시너지(Synergy·협력 효과)를 토대로 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손재일·김동관), 한화시스템(대표 어성철), 한화(대표 금춘수·김승모·김동관·양기원·류두형)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를 골라 담았다.

시장에선 현재 국내 방산 시장 33%를 한화 계열사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비춰봤을 때 한 대표가 무기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포트폴리오(Portfolio·자산 배분 전략)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K9자주포에 대한 폴란드 정부와의 이행 계약 체결 및 폴란드 지사 설립 등으로 수출 역량 극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지난해 전쟁 물자 지원으로 발생한 국방 공백을 메꾸고자 한국으로부터 약 124억달러(15조7480억원) 무기를 수주했었다.

한화 계열사를 포함해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대표기업 10종목에 투자한다. 지난해 출시한 ‘아리랑 우주항공&UAM iSelect’와 달리 우주·항공 기업보다는 방산 기업 위주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 방산 전문 투자분석가(Analyst) 분석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방산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19%, 41% 증가할 전망이다. 폴란드 등 해외 수주잔고 매출 인식이 올해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산주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가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경영에 관한 생각이 전환됐다”며 “방위산업은 단순히 전시 무기용을 넘어 자국민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데다 우주항공산업까지 포함하는 필수 산업”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신규 및 선진국 시장 진출이란 방향성이 뚜렷해 투자하기 적합하다”며 “방위산업을 국가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 의지와 결합해 국내 방산 업체 수출 증가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채권, 멀티에셋 등 ETF 상품군을 확장하겠다는 한두희 대표 임기는 2023년 3월이면 만료된다.

지난해 4월·10월·12월을 제외하고 매달 1개 이상 ETF를 출시하며 도약 발판을 마련한 한 대표, 과연 연임에 성공할까? 취임 이후 2년 동안 공들인 성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만큼 그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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