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모두말씀에서 "앞으로의 물가 흐름을 보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되어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 및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우선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폭 밑돌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측 하방압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총재는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는 성공 여부에 따라 물가 흐름에 상방과 하방압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다"며 "방역조치 완화가 성공적일 경우 중국경제의 회복이 빨라지면서 국제원자재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감염병 상황을 악화시켜 오히려 중국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는 에너지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과거 인플레이션이 낮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국면에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관측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이러한 변화가 인플레이션 예측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면밀히 분석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 수준을 큰 폭 상회하고 대응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국민들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을 안다면서도 "이러한 정책대응이 없었다면 향후 국민경제에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 총재는 "아직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가 상승세가 중장기 목표치(2%)를 수렴한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을때 논의하는 것이고, 금통위원 대부분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 시차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 총재는 "가장 큰 고민으로,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장기 물가 목표치 수렴을 보고 가는 것인데, 너무 늦게 대응하면 경기침체 악화 가능성이 있고, 일찍 대응하면 스탑 앤 고(stop and go)가 될 수 있어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상황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연 2회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제 운영 개선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와의 협의를 마쳤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협의 결과 앞으로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와 차별화하는 한편 물가상황을 국민에게 보다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도록 진행방식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내년 상반기 중 다시 말씀드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