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上 서울시민 추억에서 재건축 최대어로, 분양가 갈등에 조합장 교체까지
中 사업비 증액 놓고 사상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PF위기 겹악재
下 놓쳐버린 분양 골든타임, 고금리·고분양가·집값하락 삼중고
강동구에서 가장 오래된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역사에 기록될 둔촌주공아파트는 1979년 완공돼 이듬해부터 서서히 입주민을 받기 시작했다.
대규모 아파트답게 한 개 행정구역을 통으로 차지할 정도로 사이즈가 컸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둔촌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나 책, 논문 등도 여럿 나왔으며, 2017년 재건축 계획이 확정된 이후 단지를 추억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프로젝트가 나올 정도로 둔촌주공아파트는 주민들은 물론 서울 시민 전체에게 있어 의미 있는 흔적으로 남았다.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축 필요성이 제기됐던 이 단지는 2003년 10월 재건축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2009년 12월 조합설립 인가가 나왔다. 당시 시공사선정 입찰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4개 건설사의 컨소시엄과 단독으로 입찰한 한양이 참여했고, 결과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승리였다.
무상지분율 갈등이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간의 갈등 등이 겹치며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둔촌주공재건축은 초기 단계에서도 9천여 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와 검증된 사업성으로 일대 주목을 끌었던 사업지다. 게다가 2019년 1월 이후에는 관리처분인가 변경을 통해 세대수가 1만2032가구 규모에 달하는 더욱 큰 단지로 재탄생하게 됐다.
2017년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된 이후, 2019년 말 철거가 완료됐다. 같은 해에 아파트명 공모전을 통해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이듬해 조합 집행부 퇴진이 겹치며 단지명은 재투표를 거쳐 2022년 1월 ‘올림픽파크 포레온’으로 확정됐다.
◇ 3.3㎡당 2900만원 vs 3550만원…분양가상한제 둘러싼 갈등 표면화 속 전화위복도
둔촌주공재건축을 둘러싼 잡음이 외부로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산정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부터였다.
2020년 6월, 문재인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정책을 펴며 분양시장의 ‘로또청약’ 문제를 억제하고자 했다. 조합은 3.3㎡당 3550만 원의 일반 분양가를 원했지만, HUG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진다며 조합 측에 3.3㎡당 2900만원대 분양가를 고수하며 압박했다.
같은 달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공사비 증액 및 도면변경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로 인해 사업비가 늘어나 조합원들이 내야 할 추가분담금 규모가 커질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자 조합은 “정부 규제로 주변 시세 등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일반분양가가 정해지면서 청약 당첨자는 큰 차익을 얻지만 조합원들은 피해(과도한 분담금)를 입게 될 것”이라며 이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에 의해 조합장이 교체되는 일도 발생했다.
결국 같은 해 9월, HUG의 분양보증기간이 만료되며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이 경우 3.3㎡당 3500만원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둔촌주공 재건축을 둘러싼 새 국면이 펼쳐졌다.
비슷한 시기 분양에 나섰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가 높은 택지비를 인정받으며 3.3㎡당 5668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분양에 나선 것 역시 둔촌주공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처럼 보였다.
◇ 바뀐 조합 지도부의 ‘공사비 증액 무효’ 주장, 길어진 평행선 갈등에 공사중단 사태 발생
한동안 잠잠하던 둔촌주공재건축은 이듬해, 새 조합 지도부가 선출되며 또 다른 갈등을 야기했다. 전 조합은 기존 설계보다 가구수와 상가 건물 추가, 고급 자재로 변경 등을 요구하며 공사비를 2조6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조합 측은 임시 총회를 거쳐 증액에 대해 승인을 받았지만, 전(前) 조합장은 총회 승인 이후 도장을 찍지 않고 있다가 2020년 6월 자신에 대한 해임안건 발의 당일 도장을 찍어 시공사에 보냈다.
그러자 새 조합은 전임 조합장 시절 체결된 이 증액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2016년 계약서만 합법이라며 공사비 역시 2조6000억원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울시는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시공사업단과 조합 측 갈등 중재를 시도했지만 제대로 먹히지 않았고, 양측은 갈등을 좁히지 못한 채 ‘상대측에 책임이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이어갔다.
그러자 사실상 무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시공사업단은 올해 4월 15일, 초유의 ‘공사 중단’을 단행했다. (中에서 계속)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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