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발생했던 집값 고공행진과는 정반대로, 수도권 집값이 연일 통계작성 이래 역대 최대 하락폭을 나타내며 지난해까지의 흥행을 거짓말처럼 반납하고 있다.
도봉구와 노원구·강북구 등 기존에 서울 중저가지역으로 분류됐던 지역들의 낙폭이 특히 큰 가운데, 전세가격 기준으로는 이미 –1%의 하락폭을 기록하는 지역들이 속출하며 통계작성 이래 역대 가장 싸늘한 부동산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11월 4주 누계 서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4.62%로, 지난해 6.32%의 상승분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남은 1개월간 1.67%가 더 떨어진다면 작년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게 되는 셈인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은 두 달 넘게 하락폭 확대 일로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첫째 주까지 –0.39%였던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11월 4주 –0.56%까지 확대됐다.
경기의 경우 20.30%의 상승폭을 기록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6.34%의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상승폭이 워낙 컸던 탓에 아직까지 이를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의왕과 과천 등 상승폭이 컸던 지역들은 억 단위의 집값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역시 작년 21.95%의 상승폭을 올해 –7.91%의 하락폭이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역대 최다 수준의 입주물량이 예고돼있어 추가적인 집값 하락이 불가피한 상태다.
전세시장 전망은 한층 더 어둡다. 동북권을 제외하면 도심권·서북권·서남권·동남권 대다수 지역에서 올해 전셋값 하락폭이 작년 상승폭을 넘어섰다. 성북·강북·은평·서대문·서초·동작 등 6개 지역에서는 11월 4주에 –1%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월 4주 누계 기준 서울 전셋값 변동폭은 작년 5.03%의 상승에서 올해 –5.27%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부동산R114가 지난 10월 3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2023년 상반기 집값이 하락한다고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과 전세가격이 올 연말보다 3~4%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3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내년에도 고금리에 따른 주택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돼 집값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저점에 도달한 이후엔 L자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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