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해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이른바 3고(高)현상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強打)했고, 그 여파로 우리 경제(經濟)는 휘청거리고 있다. 이 위기가 한두 해 만에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 겨울이 오고 있는지 모른다.
부동산 PF는 시행사(施行社)가 착공(着工)부터 분양(分讓), 준공(竣工) 등 부동산 개발사업(開發事業)을 할 때 사업권(事業權)을 담보로 캐피탈·증권사 등 금융사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금(資本金)이 넉넉한 금융사는 채무보증(債務保證) 또는 직접 대출을 해주고 보증수수료(保證手數料)와 이자(利子)를 얻는 구조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活況)이던 지난 몇 년 동안 PF는 이들 2금융사에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냉각기(冷却期)인 지금 금융시장(金融市場)은 부동산 쪽을 외면한다. 브릿지론 차환도, PF 전환도 어렵다. 부동산 시장 자체의 신용(信用)이 떨어진 건 물론 고금리 문제까지 겹쳐 브릿지론과 PF 모두 신규 대출이 극도로 어려워졌다.
부동산 PF 부실화는 단기물(短期物) 후순위 성격의 브릿지론에서 표면화되고 있고,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관련 사업에 수익 의존도(依存度)가 높았던 캐피탈사부터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브릿지론은 이름 뜻처럼 본 PF로 연결이 돼야 대출금 회수가 가능해진다. 본PF로 연결이 안되면 자금이 묶인다는 의미다. 요즘처럼 브릿지론 차환(借換)이 어려운 가운데 시공사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PF 전환이 불가능하다.
특히 자본대비 과도한 부동산 익스포저(exposure), 사업 초기 단계(브릿지론) 익스포저, 중후순위 채권 익스포저 등이 높은 비금융지주 계열사의 경우 또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金融危機)와 같은 태풍이 몰아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주주(大株主) 자금 지원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金融持株) 계열사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자본 및 대주주가 취약한 일부 2금융사들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直面)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基準金利)는 4.5%, 우리나라는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본다. 무서운 금리 상승세에 이미 부동산PF 시장은 얼어붙었다.
비은행권은 PF대출 부실화가 덮쳐올 위기에 움츠리고만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경제의 취약한 부문과 고리가 견디지 못하고 끊어지면 PF대출 폭탄(爆彈)이 이들 금융사 부실(不實)로 전이돼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어서다. 부동산PF가 호황이 지속될 때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시한폭탄(時限爆彈)이 언제 터질까 전전긍긍(戰戰兢兢)하는 공포가 시장을 휘감고 있는 것이다.
일촉즉발인 지금 금융정책당국(金融政策當局)과 금융사는 비상 플랜을 가동해 위기관리(危機管理)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단기·중기·장기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위기의 쓰나미에 우리 금융시장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정부와 금융권 모두 주체(主體)들이 결집해 총력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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