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사들이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수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금융사에서는 금융권 올드보이들이 차기 수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관치금융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차기 대표이사 회장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닫기

조 회장과 함께 압축 후보군으로 오른 진 행장, 임 사장은 신한금융 차기 회장 육성 후보군에 포함돼온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 관련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데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3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4조31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자 작년 연간 순이익을 초과한 수준이다. 4조279억원의 순이익을 낸 KB금융과 비교하면 2875억원 앞선 실적으로 리딩금융그룹 탈환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손 회장 연임 여부가 관심사다. 손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에게 한 달가량 중징계 관련 대응 방안 등 거취를 결정할 숙고의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관련 우리은행 검사 결과 발견된 위법 사항에 대해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현재 손 회장은 라임 징계와 관련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인 행정소송 제기 등 대응 방안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사내 법무실뿐 아니라 김앤장 등 외부 자문 인력과 함께 법리 검토를 통해 다양한 소송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금융위의 징계 효력이 일시 중지되고 이 기간에 연임에 성공할 경우 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손 회장의 결정과 우리금융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닫기


농협금융은 지난달 1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CEO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늦어도 이달 20일께 차기 회장을 내정할 전망이다.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임추위가 차기 CEO를 추천하면 농협금융과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현 은행연합회장인 김광수닫기


다만 농협금융 회장 선임의 경우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점은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중앙회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다.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관료 출신 회장을 기용해왔다. 농협맨 출신인 신충식 초대 회장을 제외하면 신동규(행시 14회) 2대 회장, 임종룡(행시 24회) 3대 회장, 김용환(행시 23회) 4대 회장, 김광수(행시 27회) 5대 회장까지 모두 경제관료 출신이다.
손 회장은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를 오가며 경력을 쌓았고 이성희닫기

BNK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도 외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BNK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초 자진 사퇴한 김지완닫기

BNK금융 임추위는 계열사 대표로 구성된 내부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 10명 등을 두고 롱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외부 자문기관 두 곳에 후보 5명씩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우선 내부후보군에는 내부승계 규정에 따라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비롯해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 지주 사내이사 겸 자회사 대표 9명 등이 포함됐다.
외부 후보군으로는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안효준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등이 거론된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외부 인사 하마평에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았거나 지지를 선언했던 인물이 포함되면서 일각에선 관치금융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BNK금융 회장 선임 결과가 다른 금융그룹 CEO 인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회장 나이 제한을 두지 않은 BNK금융이 ‘만 70세 룰’을 추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올드보이의 귀환’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기업은행 역시 차기 수장에 대한 하마평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다.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이 불거지자 각 금융사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우리금융 노조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정권에 의탁한 관치인사의 우리금융그룹 장악 시도를 중단하라”며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우리금융지주 CEO를 몰아내고 관치인사를 시도하는 우리금융 흔들기가 계속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노조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피아·금융위 출신의 올드보이들이 뭉쳐 신임 행장 후보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을 밀고 있다는 설이 있다”며 “낙하산은 꿈도 꾸지 마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데다 금융사 경쟁력 강화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진 상황인 만큼 금융사 내부에서는 최소한 민간 금융사 CEO 선임은 자율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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