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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담’ KB·‘오픈 API’ 신한…핀테크 전략 엇갈렸다

기사입력 : 202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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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육성 프로그램 거친 기업 기술 자사 앱 탑재
신한, 160개 오픈API 생태계로 서비스 접점 확대

‘AI 상담’ KB·‘오픈 API’ 신한…핀테크 전략 엇갈렸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공통적으로 스타트업 협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사업화 방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약간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KB금융은 외부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를 KB부동산·KB Pay 등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탑재하는 ‘내재화형’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타트업과의 협업 결과를 기존 고객이 사용하는 금융 플랫폼의 기능 개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외부 플랫폼, 혁신금융서비스 등을 활용해 금융서비스의 유통 채널과 사업 영역을 넓히는 ‘연결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체 앱에 기능을 담는 데 그치지 않고 핀테크와 플랫폼 기업의 채널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두 금융그룹 모두 스타트업을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닌 금융서비스 혁신의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지만, KB는 기존 앱의 완성도를 높이는 곳에, 신한은 새로운 금융시장과 고객 접점을 실험하는 곳에 각각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KB스타터스 기술력 KB 앱 안으로

KB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를 중심으로 외부 기술을 그룹의 주요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다. KB스타터스는 혁신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제휴 연계, 투자 IR, 멘토링·컨설팅을 제공한다.

KB스타터스로 선정된 기업은 현재까지 누적 438개사이며, KB금융의 누적 투자금액도 3089억원에 이른다.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그룹 계열사의 서비스에 적용하거나 직접 투자하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KB금융의 전략은 협업 서비스가 고객이 실제로 사용하는 앱에 탑재된다는 점에서 특징이 드러난다.

KB부동산의 ‘전세안전진단’이 대표적이다. 전세안전진단은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이었던 ‘빅테크플러스’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약 대상 주택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사용자가 주소와 계약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선순위 권리관계 등을 분석해 계약 위험도를 안내한다.

KB금융의 자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거친 스타트업의 기술을 KB부동산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서비스로 전환하고, 이용 건수와 분석 결과까지 공개했다는 점에서 KB의 앱 탑재형 협업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또 다른 사례로는 소상공인 고객을 위한 세금환급 지원 서비스 ‘사장님 세금 환급받기’가 있다. 이 기능은 KB국민은행 사내 벤처였던 ‘택스티넘’과의 협력을 통해 출시된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사업자들이 놓치기 쉬운 세무·노무 혜택을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KB금융그룹 최초의 독립분사 사내벤처 기업이자 소상공인을 위한 세금환급 플랫폼 기업인 ㈜택스티넘과의 제휴를 통해 마련됐다. 해당 업체는 ‘2024 경북메타콘텐츠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2025년 10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기업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과 사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KB금융은 이 서비스를 지난해 6월 KB스타기업뱅킹에서 선보인 이후, 서비스 가입자가 5만명(작년 12월말 기준)을 넘어서는 등 소상공인의 호응이 높아 KB스타뱅킹 내 소상공인 전용 공간인 ‘사장님+’에도 선보이게 됐다.

KB금융으로서는 이 같은 스타트업 협업이 앱 이용 빈도와 고객 체류시간을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KB스타뱅킹과 KB Pay, KB부동산 등으로 분산된 그룹 플랫폼의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각 앱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AI 신뢰도 검증 스타트업 티냅스와 협업해 금융상담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진행했다. 양사는 생성형 AI의 가장 큰 문제인 '환각 현상(오답 생성)'을 90% 이상 차단하는 '실시간 답변 통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융위원장상 ‘올해의 협력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핀테크 플랫폼인 ‘핀다’와의 제휴로 핀다 앱에서 KB금융 상품 조회·가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송금·결제 핀테크 업체인 페이민트와의 제휴로 KB스타플랫폼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부협력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신한, 오픈 API 제휴로 플랫폼 연결

신한금융은 스타트업의 기능을 자체 앱에 탑재하는 방식보다 금융 기능을 외부 파트너에게 개방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한 오픈 API는 외부 기업이 은행의 계좌조회와 이체, 대출, 인증 등 금융 기능을 자신의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통로다. 은행 고객을 자체 앱으로 불러들이는 대신 고객이 이용하는 외부 서비스 안으로 은행 기능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의 오픈 API 제휴사는 160곳 이상에 달한다.

오픈API만이 아닌 직접적인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신한 퓨처스랩’이다. 신한 퓨처스랩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503억원의 투자 집행과 351건의 협업 비즈니스 발굴, 아기유니콘 29개사 배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신한은행은 토스와 다방, 와디즈, 더존비즈온 등 다양한 핀테크·부동산·크라우드펀딩 플랫폼과 연계해 금융서비스의 외부 접점을 넓혀왔다. 고객은 신한은행 앱을 별도로 실행하지 않아도 제휴 플랫폼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 기능이 외부 플랫폼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신한은행 앱 이용 실적으로 즉시 연결되지는 않지만, 기존 은행 채널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객과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협업은 대출과 해외금융, 디지털자산, 퇴직연금 등 규제와 기술 검증이 필요한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한은행의 의료전문직 대출인 ‘닥터론’의 고도화 과정이다. 닥터론은 2019년 발표돼 2020년 실제 서비스에 도입됐다. 나아가 올해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해치랩스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닥터론의 자격 검증을 자동화하고 보안성을 높였다. 은행 대출상품의 심사와 운영 과정에 스타트업 기술을 적용한 사례로 분류된다.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는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과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2020년 10월 KDAC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1년 1월에는 전략적 투자와 공동 연구개발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은행이 디지털자산을 직접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방식보다는 별도 전문기업과 협력해 수탁과 기술 기반을 마련하는 구조다.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기업을 통해 기술과 사업성을 검증하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해외금융에서는 이나인페이와의 협력이 대표적 사례다. 양측은 2023년 3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외국인 고객을 위한 ‘SOL글로벌 통장·체크카드’ 관련 서비스를 추진했다. 이나인페이(E9pay) 앱을 통해 외국인이 신한은행의 입출금 통장과 체크카드를 동시에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체 16개국어 고객 지원을 연계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2025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제도권 안에서 사업을 확장할 기반을 확보했다.

신한은행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퇴직연금 분야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서비스가 2024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스타트업 기술을 금융상품에 즉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 특례를 활용해 시험한 뒤 사업화하는 방식이다.

‘MAU’ KB·‘생태계 확장’ 신한 다른 셈법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전략 차이는 스타트업 협업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KB금융의 앱 탑재형 협업은 서비스 이용 건수와 가입자 수, 앱 체류시간 등 비교적 명확한 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할 수 있다. 전세안전진단처럼 주소 분석 건수와 위험도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체 플랫폼을 보유한 금융그룹이 외부 기술을 빠르게 내재화해 고객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협업 대상이 기존 앱의 기능 개선에 집중될 경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 기존 금융서비스를 보완하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신한금융의 외부 연결형 전략은 금융서비스의 유통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외부 플랫폼과 스타트업이 보유한 고객 기반을 활용해 부동산과 크라우드펀딩, 해외송금, 디지털자산 등 새로운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 반면 규제 특례와 기술 검증, 외부 파트너와의 조율을 거쳐야 해 실제 사업화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제한이 있다.

스타트업 육성 기업 수와 투자금액 역시 각 금융그룹의 집계 기준과 공개 시점이 다를 수 있어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몇 개 기업을 육성했는지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기술이 실제 금융상품과 고객 서비스에 얼마나 적용됐는지다.

금융권의 스타트업 지원 경쟁은 보육공간과 사업화 지원금을 제공하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스타트업의 기술을 자체 플랫폼에 얼마나 빠르게 녹여내는지, 외부 플랫폼과 규제 특례를 활용해 얼마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지가 협업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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