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벤처기업인, 벤처투자업계, 금융권과의 간담회에서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이 성장 잠재력 있는 혁신적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과 민간자금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벤처업계는 “벤처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투자기준도 혁신성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어 혁신을 추구하는 초기기업일수록 자금조달의 애로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간자금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모회사와의 시너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줄 것과 정부는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혁신분야에 대한 자금공급과 모험자본 육성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이에 김 위원장은 연 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매년 3조원(재정출자비율 10%), 5년간 총 15조원 규모로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은·기은·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은 재무제표와 담보가치에서 벗어나 성장성 중심의 심사를 통해 창업·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6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벤처기업들이 초기 투자유치 이후 후속투자를 받기까지 자금이 부족한 기간에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대출에 0% 금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결합한 '실리콘밸리은행식 벤처대출'을 도입한다.
아울러 새로운 모험자본 기구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과 공모규제 합리화를 통해 자본시장을 통한 민간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표준평가모형을 통해 기술특례상장평가를 내실화함으로써 혁신기업의 상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업계에도 더욱 적극적인 자금공급과 창업기업의 보육·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당부했다. 그는 “겨울에 얼지 않으려 뿌리를 넓고 깊게 내리고 체내 당도를 높인 작물이 봄에 그 단맛이 배가 된다”며 “많은 벤처기업이 유동성 긴축시기를 잘 이겨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민이 결실을 맺어, 혁신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창업·벤처생태계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은 내년 벤처투자규모를 확대하고, 혁신성·기술력 중심의 여신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벤처 지원·육성 플랫폼을 통한 투자연계, 교육, 컨설팅, 사무공간, 국내외 투자설명회(IR) 등 보육기능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서도 핀테크업체는 물론 다양한 산업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적극적·지속적으로 투자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 창업·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투업권은 민간주도 시장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간 자본시장에서 축적한 기업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를 통해 기업발굴, 엑셀러레이팅, 자금공급, 상장, 인수합병(M&A) 등 창업·벤처기업의 전 생애에 걸친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벤처기업과 상생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는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을 비롯한 금융권은 우리경제의 혁신이 멈추지 않도록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관련 예산확보와 법률개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논의에 적극 협력하고 벤처업계, 중기부 등 관계부처와 지속으로 소통해 추가적인 지원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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