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어제 밤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정 재산 2조 달러(한화 2854조 4000억 원)로 비공식적 세계 최고 부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선택한 롯데호텔은 국내를 대표하는 토종 호텔체인이다. 그 중에서도 롯데호텔 서울은 1979년에 개관한 롯데호텔의 첫 번째 지점이다.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故)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명예회장에게 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을 허물고 특급호텔을 지어달라고 요청하면서 롯데호텔이 시작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외자도입법 덕분에 거액의 부동산취득세와 재산세, 소득세 등을 면제받았다. 당시 외자도입법은 외국의 자본을 유치하기위해 각종 세재 혜택을 파격적으로 제공했는데 당시 일본에 거주하던 신 명예회장도 외자도입법의 적용 대상자였다.
파격적인 세금 혜택에도 불구하고 호텔업은 대규모 투자에 비해 수입이 미미하다는 특징에 주변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신 명예회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호텔이 없다는 게 안타까워 사업에 뛰어들었다.
개관식 축하연 당시 신 명예회장은 “서울의 심장부에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명소를 건설하겠다는 일념으로 롯데호텔 건설을 주도했다”며 “우리 기술로 건립해 우리 손으로 경영하는 롯데호텔이 앞으로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거리가 되고 관광 한국의 초석을 다지는 데 한몫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세계 유수 호텔 체인의 가입 제안이 있었지만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이라는 독자 브랜드로 고유의 호텔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첫 개관 후 40여년이 지난 현재 독자 브랜드로 국내 20개 지점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3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은 2020년 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중심이었던 호텔 사업을 세계로 확대한다”라며 “약 1만 5000개인 객실 수를 인수합병(M&A) 등을 활용해 5년 뒤 현재의 2배인 3만 실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열 계획이고 영국도 검토 중이며 3,4년에 걸쳐 도쿄 등에서 적극적으로 호텔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호텔 사업 확장 의지를 공표한 것이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지난 2010년 9월 롯데호텔 모스크바 개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에는 국내 호텔 브랜드 최초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을 개점했고, 2020년 9월에는 미국 시애틀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추가 개점했다.
그 중에서도 약 8700억원을 투자해 오픈한 롯데뉴욕팰리스는 미국·유럽권에 롯데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호텔이다. 이 호텔은 2018년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주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호텔 21’에 선정됐으며 ‘세기의 외교 이벤트’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한·미정상회담과 미·일정상회담도 유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올해 초 미국 시카고에 있는 ‘킴튼호텔모나코’를 인수하고 국내 호텔 브랜드 최초로 러시아 호텔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빈 살만 왕세자 환대에 나설 경우 롯데호텔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 객실은 롯데호텔서울 최고 객실인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 32층 로열 스위트룸(460.8㎡)이 유력하다. 롯데호텔은 2018년 로열 스위트룸 리뉴얼에만 41억원을 투자했다. 1박 투숙료는 2200만원에 달한다.
롯데호텔 서울 로열 스위트룸은 각국 정치 수반과 정재계 인사, 국내·외 유명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 등 VVIP를 위한 객실로 연중 대부분 국빈 방문 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전 프랑스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박찬호, 데이비드 베컴, 하인스워드, 소피 마르소 등이 이 객실을 이용했다.
침실, 응접실, 파우더룸, 드레스룸뿐만 아니라 화상회의가 가능한 별도 회의실, 홈바, 건식 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투숙객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어 일반 투숙 고객들과 동선이 잘 겹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주 기업과 투자처 발굴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진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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