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닫기박성욱기사 모아보기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주요국 정부가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이어가고 감염병 위기로부터의 일상 회복에 따른 경기 반등 모멘텀도 약화돼 성장률이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 글로벌 공급망, 지정학적 위험 등 각종 대외 불확실성과 기대인플레이션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내년 물가 경로에는 하방 위험보다 상방 위험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실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한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임금 상승률 확대의 연쇄효과가 나타날 경우 물가 상방 위험이 증대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는 올해 3.2%, 내년 4.0% 수준을 전망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3.75%까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실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까지 하락하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때까지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하겠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기 때문에 내년 국내 금리도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준금리는 대외 여건에 대한 고려 물가 대응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3.75%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작년(1145원)보다 높은 1305원, 내년에는 136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실장은 “내년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연중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평균 기준으로는 올해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 정점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 요인이 현실화하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 실장은 “경제정책은 물가의 상방 위험과 대외 불확실성에 기인한 성장 하방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물가안정과 금융 안정 등을 우선시해 우리 경제의 대응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높은 물가 상승세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교역조건 악화,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경상 흑자도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안정 측면에서도 통화 긴축 기조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 실장은 “최근 영국 사례에서 나타나듯 불안정한 시기일수록 금융시장은 경제 정책 간의 일관성 부족, 부분적 자금경색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부 정책 간의 조정과 소통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여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 전환, 공급망 재편, 규제 개편 등과 관련한 산업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박석길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방 리스크의 경우 추가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올해 3월에추가적인 지정학적 충격으로 비용 상승을 겪은 바 있는데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을 수 있고, 인플레이션 안정화 비용 중에 금융시장 긴축도있는데 금융시장에 큰 폭의 충격이 있으면 하방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규진 기획재정부 외환자금과장은 “연준의 긴축 경로,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공급 충격, 신흥국 취약 리스크 등을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큰 경기 침체 또는 금융시스템 교란 가능성은 경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지속적으로 개선돼 온 대한민국 건전성은 외환보유고, 단기외채 비중, 대외순자산 등을 보면 내년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과거 위기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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