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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국감장 선 은행장들 “횡령 사고로 심려 끼쳐 죄송…내부통제 강화 앞장설 것” [2022 금융권 국감]

기사입력 : 2022-10-11 20:00

(최종수정 2022-10-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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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국감 증인 출석…잇단 금융사고·내부통제 미비 질타 받아
은행장들 입모아 “책임 통감…CEO가 관심 갖고 조직 문화 조성”

5년만에 국감장 선 은행장들 “횡령 사고로 심려 끼쳐 죄송…내부통제 강화 앞장설 것” [2022 금융권 국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5년 만에 국정감사에 출석해 횡령·이상 외환 송금 등 잇단 금융사고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장에는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 등 4대 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NH농협은행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권준학닫기권준학기사 모아보기 행장 대신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자리했다. 주요 시중은행장이 일제히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 잇단 횡령 사고에 은행장들 “근절 노력”

이날 정무위원들은 금융권의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에 대해 질타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기·배임 등 금융사고 규모는 1982억원에 달한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서민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면서도 쥐꼬리만 한 이자를 받으려고 예·적금을 들고 있고 매월 은행 대출이자가 얼마나 오를까 가슴을 졸이면서 성실하게 이자를 납부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사상 최대 예대마진을 올리면서 성과급 잔치도 부족해 횡령 사고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횡령 사고 일지 자료를 보면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하고 하나은행과 단위농협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발생했다”며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5년 연속, 우리은행도 4년. 국민은행도 3회 이상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장들은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원덕 행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은행이 각고의 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저는 소비자 이익과 보호에 중점을 두고 경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진옥동 행장도 “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게 직업윤리인데 이 부분이 약화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교육이나 CEO 의식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끼고 있어 좀 더 강화해갈 계획”이라며 “점검하는 시스템이 효율성 있게 진행되고 있지 않았나 하는 부분도 아쉽게 생각해 철저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진 행장은 “(횡령) 직원들에게 일벌백계의 자세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행장은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최대한 회수 노력을 하고 있고 사고 건수도 계속 금액이 줄어서 올해 같은 경우는 한 4000만원 정도”라며 “물론 없어야 하는데 계속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근 행장은 “직원들에 대한 내부통제에 대한 교육이라든지 정신교육 연수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쪽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임동순 수석부행장은 “농협은행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현장점검 규모를 두 배 정도로 늘린 상태”라며 “IT 투자를 해서 32개 항목의 데이터를 통해 지점 위험도를 감별해 분류하고 감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내부통제 실효성 지적에 “직원 윤리 의식 개선”

금융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 금융기관 내부통제 시스템을 분석해보니 이런 통제시스템으로는 앞으로도 금융사고가 줄어들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박성호 행장은 “CEO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CEO인 제가 관심을 갖고 내부통제 체계가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직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행장은 “내부통제 부분은 직원들의 의식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이 있다. 좀 더 강하게 추진해서 직원들의 윤리의식을 고취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유효하게 발동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원덕 행장은 “어떤 사고가 일어나면 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업무를 분리해보는 등 다양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오고 있지만 횡령 사고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제도 개선보다도 조직의 문화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공감한다. 특히 직원들의 윤리 의식, 고발의식, 일벌백계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경각심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조직 문화를 바꿔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점포 폐쇄 신중히…금리인하요구권 시스템 정비”

이날 국감에선 은행들의 점포 폐쇄와 낮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성호 행장은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지점을 폐쇄한 은행으로 나오는데 하나와 외환 통합을 2015년에 하다 보니 280여개 점포를 폐쇄했고 그중 4분의 3 정도가 1㎞ 이내의 근접 점포였다”며 “지방 지역에 대해서는 점포 폐쇄를 최소화하면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행장은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지역은 방향을 바꿔서 수익성이 아닌 고객 만족, 편의성을 위해 고객 중심 점포라는 이름으로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디지털 출장소로 전환한다든지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ATM을 개발해서 배치한다든지 최근에는 국민은행 신한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원덕 행장은 “점포 폐쇄 관련해 지역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히 맞다”며 “우리은행은 어르신들이 계신 곳에 대해 시니어 특화 점포, 말하자면 사랑방 같은 것을 만들어드리고 거기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 중 곳곳에 만들겠다. 지방은 특히 접근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점 폐쇄를 매우 신중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원장은 “금융기관의 고유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어느 점포를 폐쇄할지를 금융기관끼리 서로 협의하기가 어려운 이해관계 구조”라면서도 “공동 점포를 지역 은행과 시중은행이 함께 하는 것이 중재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지를 한번 살펴보고 지역 재투자 평가 부분에서 소외 지역에 대한 점포 운영에 있어서 가점을 높이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잘 협의해서 시도금고 선정할 때 반영하도록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낮은 점도 개선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원덕 행장은 “금감원 개선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금리 인상기에 소비자들, 특히 고객들, 국민들이 부담을 덜 방법을 강구해서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재근 행장은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처음 시행하다 보니 좀 더 고도화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신용등급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떨어지는지 안내가 필요한데, 고객에게 좀 더 잘 알리고 이를 잘 알리고 수용될 수 있는 팁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금감원과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고도화해서 앞으로 잘 정착시켜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진옥동 행장은 “금리인하요구권은 고객의 가장 큰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금융 소비자 권리가 최대한 행사될 수 있도록 2개월에 한 번씩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도 “금리인하요구권 개선방안에 대해 은행권에서도 공감대가 있다”며 “은행마다 신청 건수와 수용에 대한 기준들이 조금 차이가 있어서 이 부분들은 업권과 같이 잘 상의해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이익 증가하는 만큼 사회공헌활동도 늘릴 것”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사회공헌활동에 투입된 돈은 오히려 줄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근 행장은 “은행이 국민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보니 국민의 기대에 어느 정도 맞추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고 보고 수익이 많이 나면 그에 합당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7% 이상 고금리를 저금리로 대환 하는 제도 등은 사회공헌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 일부 있다”며 “ESG 경영부터 취약계층 지원, 사회공헌에 은행들이 관심갖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덕 행장은 “그동안 사회공헌에 대한 부분이 여러 가지 상황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서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다른 은행과 비율적으로라도 같은 수준으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행장은 “은행권 공동으로 했던 공헌 활동이 2020년에 종료되면서 은행별로 500~600억 정도가 줄었다”며 “신한은행은 1500억원 정도가 연간 사회공헌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사회공헌활동을)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진 행장은 “지속가능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알고 있고 그 부분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명심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이익이 굉장히 증가했음에도 사회공헌비용이 줄었다고 하는 지적을 굉장히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성호 행장도 “올해도 이익이 늘어난 만큼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순 수석부행장은 “지역과 협동조합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이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고, 지방이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더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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