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부동산시장은 매매와 분양을 가리지 않고 짙은 관망세와 위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집값은 고점 기준 3~4억 이상 하락한 거래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으며, 매수심리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시장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들어 9월 27일까지 수도권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계약 총 5만4146건 가운데 6억원 이하는 3만9457건(72.9%)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저리의 정책대출 대상이 되고 대출규제가 완화 적용돼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층이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그간 아파트값이 급등한 탓에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구하려면 입주한 지 10년을 넘긴 구축이나 주거 전용면적이 작은 경우 등으로 선택지가 좁아졌다.
이는 신축 주도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6억원 이하로 거래 가능한 입주 5년 이내 아파트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들의 낙폭 역시 강남이나 서초 등 고가주택이 몰린 지역에 비해 컸다. 노원·도봉·성북 등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들은 9월 2주까지 누적 –2.65%, -2.53%, -2.62%로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대문과 은평 역시 각각 –2.34%, -2.24%로 하락 폭이 큰 축에 속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지난해 몰아쳤던 패닉바잉 상황에서도 대다수 2030 세대가 매매할 수 있는 지역은 결국 서울 내 중저가 지역들뿐이었는데, 주거 목적이면 상관이 없지만 투자를 위해 해당 지역을 매매한 사람들은 현 상황이 가장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손절’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집합건물을 보유기간 1년 이내에 매도한 매도인 비율은 2022년 2분기 9.92%로, 동일기간 매도인 10명 중 1명 정도로 나타났다.
2022년 2분기는 매수 이후 3년 이내에 매도한 비율이 26.13%로 전체 매도인의 1/4을 넘어섰다. 1년 이내에 매도한 매도인 비율은 2021년 4분기 이후 증가추세가 이어지며 2022년 2분기에 9.92%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기간 매도인의 1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1년 초과 2년 이내에 매도한 매도인 비율과 2년 초과 3년 이내 매도인 비율은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1년 3분기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미 FOMC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했고, 한국은행 역시 이에 맞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에서 당분간 주택시장의 냉각기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제로금리 상황에서 대출 ‘영끌’에 나섰던 수요층은 이로 인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계속되고, 하락 매물이 나와도 소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면 점점 버티기가 힘들어지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것이고, 이들의 매물이 점점 늘어나면 그 때가 비로소 전체적인 집값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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