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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진라면 가격 인상에도 여유있는 삼양식품…왜?

기사입력 : 2022-09-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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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70% 해외 발생…고환율 영향으로 실적에 긍정효과

지난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메인스폰서로 참가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홍보 부스 모습./ 사진제공 = 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메인스폰서로 참가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홍보 부스 모습./ 사진제공 = 삼양식품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국내 라면 업체들이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유일하게 가격을 올리지 않은 삼양식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바탕으로 국내 불황을 견딜 뿐 아니라 고환율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 팔도, 오뚜기 등 국내 주요 라면업체가 최근 일제히 라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가격 인상의 신호탄은 농심이 쐈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라면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이어서 팔도는 오는 10월 1일부로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하기로 했다. 오뚜기도 내달 10일부터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 상향 조정한다.

가격 인상 배경은 원재료값 상승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된 것이다. 실제로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

이 영향으로 농심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으며 2분기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영업적자 전환했다. 농심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이처럼 원재료값 상승의 영향을 받은 라면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지만 삼양식품은 예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고려는 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며 “다만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데 고환율의 영향으로 국내를 제외하면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양식품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1% 증가한 4575억원이다. 이중 수출액은 69%에 달하는 31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 비중 57%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삼양식품 3억불 수출탑 수상 김정수 총괄사장./ 사진제공 = 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삼양식품 3억불 수출탑 수상 김정수 총괄사장./ 사진제공 =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로 매해 수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017년 수출 1억불을 돌파한데 이어 2018년 수출 2억불, 2020년 수출 3억불을 달성했다. 수출 3억불 달성은 국내 식품업계 중 최초의 기록이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수출 4억불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원달러 환율은 끝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6원 오른 1393.6원에 마감했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399원까지 오르며 1400원 돌파 조짐이 보였으나 당국의 실개입 추정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1388원으로 마감됐다. 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개입하고는 있지만 언제든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이 요동 치자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삼양식품 또한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기업’으로 미소 짓고 있다.

실제로 고환율 영향으로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실적은 해외 사업이 견인했다.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원으로, 또 한 번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하반기에도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원재료값 상승이 이어진다면 삼양식품도 가격 인상을 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사업만 보면 지금 가격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태”라며 “따라서 가격 인상에 대해 전혀 고려를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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