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쟁의행위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의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이후 6년 만에 전개됐다. 노조는 총파업 명분으로 금융의 공공성 회복을 내걸었다. 다만 주요 시중은행 직원들 대부분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파업이 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점포 폐쇄 중단과 적정 인력 유지 요구 관철시켜 금융공공성을 사수하고 금융소비자의 정당한 권리 보호와 금융노동자의 생존권 사수 ▲실질임금 쟁취와 삶의 질 개선, 임금피크제 폐지 ▲관치금융 부활 저지, 민영화 정책, 공공노동자 탄압 중단, 인건비 절감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 저지 ▲국책은행 지방 이전 저지 등을 다짐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10만 금융노동자의 총파업은 사람을 살리는 파업, 금융의 공공성을 지키는 파업,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파업”이라며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고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과 점포와 고용을 줄이고 주주배당에 목숨을 건 금융사용자들에 맞서 금융의 공공성을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 전면 파업은 내부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집회에 나서지 않은 시중은행 직원은 “저희 지점 직원들 모두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금융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요구의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총파업 당시 전체 은행권 직원의 참여율은 약 15% 수준이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3%를 기록했다.
반면 국책은행 파업 참여율은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산업은행은 전 직원 3400명 중 16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조합원(2100명) 기준으로는 파업 참여율 76.2%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은 전체 노조 80%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한다. 기업은행은 9600명 노조원 중 48%가 나왔다.
현재 국책은행은 지난 7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혁신안은 정원 감축, 경비·업무추진비 예산 삭감, 불필요 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한다.
특히 산업은행은 본점 부산 이전 추진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 노조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기업들만 골병난다’ 문구의 노란색 조끼를 맞춰 입고 시위에 나섰다.
김동명닫기김동명기사 모아보기 한국노총 위원장은 “국책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임금 삭감, 인력 감축, 자산매각, 직무성과급제 도입 시도는 금융공공성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윤석열 정부는 멀쩡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부산으로 강제 이전시키는 걸 금융혁신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4월 19일 제1차 대표단 교섭을 시작하며 ▲총액임금 기준 6.1% 인상 및 저임금직군의 경우 총액임금 기준 12.2% 인상 ▲취약계층, 비정규직 위한 연대임금 총액임금 기준 1.8% 출연 ▲정년 65세 연장 ▲주 4일 근무제 ▲재택근무 보호 신설 등 34개 사항을 놓고 사측과 교섭을 벌인 바 있다. 사측과 협상이 결렬되자 금융노조는 지난달 19일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찬성률 93.40%의 가결을 얻었다.
총파업 전날까지 금융노조와 금융산업 사용자협의회는 최종 교섭을 했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금융노조는 임금 인상률을 기존보다 1% 가까이 낮춘 5.2%를 요구했다. 사측은 총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기존 1.4% 인상에서 2.4% 인상으로 수정안을 제시했다. 또한 노조의 주 36시간 근로와 임금피크제 개선 등 다른 요구 사항 모두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30일 제2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시중은행 금융노조 지부 본부장은 “다음 총파업의 장소나 시간 등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데드라인인 9월 말까지 협상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2차에서는 더 많은 노조원들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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