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멘트 회사들이 내달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멘트 가격은 톤당 10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한일시멘트는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5.0% 올린다. 성신양회 역시 t당 9만25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3.5%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쌍용C&E와 아세아·한라시멘트 등 다른 대형 시멘트 회사들은 가격 인상 폭을 조율 중이나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는 올해 들어 지난 4월 가격을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두번째로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제조 주연료인 유연탄 시세가 급등했다. 지난 4월 t당 174달러였던 유연탄 가격이 현재 그 두 배가 넘는 4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멘트값 인상으로 최근 시멘트업계와 시멘트를 주요 원료로 쓰는 레미콘업계가 부딪히고 있다. 레미콘업계는 삼표와 한일의 가격 인상 방침이 발표된 직후, 시멘트사들의 일방적인 추가 가격 인상에 항의하며 지난 4일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가격 협상에 간여하지 않았던 건설업계도 레미콘 업계와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시멘트 값 인상은 결국 건설사 공사비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공사 중단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건설업계는 지난 6·7월 자잿값, 운송비 등 비용 증액 관련 갈등으로 철근콘크리트연합회, 레미콘운송노조와 화물연대 등의 파업사태를 겪어왔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곧바로 레미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레미콘 업계는 지난 2월 시멘트 가격 인상에 따라 5월부터 레미콘 가격을 13.1% 올렸다.
특히 시멘트·레미콘 가격 인상이 건설원가에 부담을 줘 분양가 인상과 채산성 악화를 동시에 촉발할 수 있다.
핵심 자재인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면 레미콘 가격과 건축비 역시 오르면서 분양가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값 인상이 예고되면서 부담감이 커지고 있지만, 당장 큰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면서도 “시멘트 값이 계속 오르게 될 경우, 분양가가 상승할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어, 섣부른 분양가 인상은 자칫 대량 미분양 사태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분양가 책정 시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시멘트업계의 비용 전가는 분양가·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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