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5일 ‘제13대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에 관한 공고’를 내고 후보자 공개모집에 나섰으며 이날 오후 6시에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입후보 마감 결과 총 6명이 지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개인정보인 관계로 명단은 공개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고 밝혔다.
남병호 전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7회를 통해 1994년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원회 규제개혁법무담당관과 국제협력팀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2년 KT 시너지경영실 시너지개발 1담당 상무를 맡은 후 이듬해 KT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15년에는 KB캐피탈로 옮겨 2016년 KB캐피탈 경영관리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박지우 전 대표는 1957년생으로 서강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첫 발을 들였다. KB국민은행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과 마케팅본부 본부장, 고객만족본부 본부장, 영업그룹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KB캐피탈 대표에 선임돼 임기 동안 매년 역대 최고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연임에 성공했다.
오정식 전 대표는 1956년생으로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 한 후 1979년 상업은행에 입사했다. 지난 2002년 한국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을 거쳐 씨티은행 기업영업본부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오정식 전 대표는 2014년 KB금융그룹이 우리금융그룹으로부터 KB캐피탈을 인수할 당시 외부에서 영입된 초대 사장으로 지난 2014부터 2015년까지 KB캐피탈 대표를 역임했다.
오정식 전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여전업 금융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바뀌고 다른 업권 대비 2금융권이 받는 불이익이 많다”며 “금융의 전문성과 다양한 금융계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업권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23일 회추위를 개최해 숏리스트 3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8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현대·KB국민·하나카드) 대표와 7개 캐피탈사(롯데·산은·신한·하나·현대·IBK·KB캐피탈) 대표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1차 회추위에서 지원 자격 충족 여부 검증과 적격성 심사를 통해 3명의 숏리스트를 추리고 2차 회추위에서 숏리스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를 선정·추천한 뒤 여신금융협회에 소속된 전체 회원사가 모이는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임한다. 1차 회추위 이후 일정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최종 당선자는 오는 2025년까지 협회장직을 역임하게 된다.
빅테크 규제 차익 해소·가맹점 수수료 개편 등 주요 현안 산적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은 빅테크사와의 형평성 문제, 가맹점 수수료 산정 체계 개편,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 통과 등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차기 협회장이 전임 협회장들이 풀어내지 못했던 수수료 체계 개편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조정하고 있다. 적격비용은 카드사들의 자금조달비용과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벤(VAN)수수료, 마케팅비용, 조정비용 등을 검토한다.
카드업계에서는 지난 14년간 14회에 걸친 일방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신용판매 등에서 적자를 이어가면서 불만은 토로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적격비용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TF)를 구성했으며 오는 10월까지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도 TF에 참여하면서 차기 협회장은 회원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카드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로 수수료 개편이 더욱 절실해지면서 차기 협회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또한 여전업계와 빅테크 간 규제 차익 해소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최근 주요 빅테크사들이 후불결제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카드사와의 ‘동일기능 동일규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수수료 규제 형평성 문제를 두고 카드사와 빅테크의 공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디지털금융 플랫폼에 대한 동일기능·동일규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금융상품 종합중개업법(가칭)을 제정하고 빅테크 등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당국에서 규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여전업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에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는 규제들을 해소하는 것도 차기 협회장이 풀어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부수업무규정 개선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통한 종지업 도입 등도 주요 과제다. 종지업은 은행에만 허용된 계좌 발급이 일정 수준의 자본금만 확보하면 카드사 등 비은행 결제사업자에게도 허용되는 사업 인허가다.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카드사의 경우 종지업이 도입되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종지업이 포함된 전금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당국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하여 금융규제 개혁 중 하나로 종지업 도입을 포함한 카드사의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를 꼽은 만큼, 업권 규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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