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사장은 서울대 졸업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MBA를 수료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2005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겨 기업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연매출 20조’ 벽 깬 1등 공신 강희석
강희석 사장은 2019년 10월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이마트 상황은 좋지 않았다. 2019년 이마트 매출은 19조 6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규모는 키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67.4%나 떨어진 1507억원, 순이익은 53.2% 급감한 22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경기 불황과 유통업 규제 영향으로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이때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부회장이 강 사장을 이마트로 영입했다. 두 사람은 강 사장이 베인앤컴퍼니코리아에서 이마트 경영 컨설팅을 맡게 되며 인연을 맺었다. 강 사장은 베인앤컴퍼니코리아 재직 당시 정 부회장이 추진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스타필드, SSG닷컴 등 신사업 컨설팅을 진행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성과는 취임 채 1년도 되지 않아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0년 하반기에 들어서 바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마트는 2020년 연매출 22조 330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유통 기업 중 최초로 매출 20조원 벽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2372억원으로 전년비 57.4% 급증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오프라인 기반 유통기업들이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는 한 발 빠른 체질개선 작업으로 실적을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외출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량 구매 수요가 커졌는데 강 사장이 컨설팅했던 트레이더스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어 눈길을 끌었다.
롯데마트 대표로 처음 사내이사 된 강성현
강성현 부사장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2월부터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명가지만 마트부분에서는 2015년부터 적자가 지속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그 누구도 선뜻 손을 대기 어려운 상황에서 강 부사장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적임자로 뽑혔다. 그의 등장에도 적자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1년 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5조 7160억원, 같은 기간 영업적자 320억원을 나타냈다. 롯데마트 점포 폐점 및 창고형 할인점으로의 리뉴얼 투자 등 영향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롯데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대한 퇴직 비용이 반영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강 부사장은 2021년 희망퇴직 진행, 기존 점포 리뉴얼,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부활, 전문점 강화 등 다양한 시도를 지속했다.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체질 개선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로서 처음으로 롯데쇼핑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간 롯데쇼핑은 오너일가, 법인 대표이사, 백화점사업부 대표, 재무책임자 등을 사내 이사로 선임해왔다. 그러나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강 부사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간 관행을 깨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최초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이 그만큼 강 부사장 능력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는 앞으로 롯데마트를 롯데백화점과 동등한 사업부로 취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신 회장의 신임에 대한 효과는 올 1분기부터 실적으로 입증됐다. 롯데마트 1분기 매출은 1조 4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1662.1%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2020년 1분기 0.6% 증가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2년 만에 증가해 더욱 의미 있는 상승세였다.
‘TWO 강’의 비슷한 듯 다른 점포 리뉴얼
강희석, 강성현 두 대표가 펼치는 다양한 전략들 가운데 눈에 띄는 게 점포 리뉴얼이다. 두 대표 모두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마트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경쟁력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하지만 두 대표 리뉴얼 전략은 차이가 있다. 강희석 이마트 사장은 2020년 1월 이마트 전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겠다고 공언했다. 리뉴얼 핵심은 ‘고객 관점에서 이마트’다.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비식품 효율화와 전문점 도입 △온·오프라인 통합 거점 점포화로 방향을 설정했다. 강 사장은 오프라인 매장만이 할 수 있는 특징을 고려해 식품 매장을 체험형·고객 맞춤형·정보 제공형 매장으로 구성하는데 집중했다. 또한 비식품 부분을 압축해 여기서 확보된 공간에 문화·엔터테인먼트부터 식음·패션 브랜드까지 다양한 테넌트(임대) 매장을 도입하고 있다.
이마트는 코로나19 기간(2020~2021)에 총 27개점을 리뉴얼했는데 효과는 긍정적이다. 특히 이천점, 서귀포점은 리뉴얼 오픈 이후 각각 30.4%, 25.7%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리뉴얼한 18개점 모두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이마트는 올해에도 10개점 이상 리뉴얼을 계획하고 진행 중이다. 강 사장은 “몰타입, 그로서리 강화 매장 등 고객 니즈에 맞춘 점포 리뉴얼 투자 확대를 지속해 대형마트 시장 내 초격차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강성현 롯데마트 부사장은 상권 맞춤 리뉴얼을 통한 점포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2월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이 대표적 모델이다. 제타플렉스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콘셉트로 와인·리빙·펫·식료품 등의 전문 매장을 갖춘 대형마트다.
특히 1층에 위치한 ‘보틀벙커’가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최근 킬러 카테고리가 된 와인 수요를 겨냥해 점포 1층 면적의 70%를 할애해 만든 와인 전문숍이다. 제타플렉스는 오픈 후 사흘간 매장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78.2% 증가했고 매출이 70.6% 신장했다. 보틀벙커의 경우 같은 기간 전년보다 7배 이상 높은 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2030세대가 매출의 53%를 차지했다.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 제타플렉스와 같은 형태의 점포를 육성할 예정이다. 강 부사장은 “제타플렉스는 회사 역량을 집약한 만큼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롯데마트 대표 매장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 '맥스'로 리뉴얼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맥스에서만 살 수 있는 단독상품 비중을 늘리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하이마트(가전), 토이저러스(완구), 콜리올리(펫), 보틀벙커(주류) 등 카테고리 킬러 매장도 함께 오픈한다. 내년까지 20여개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 부사장은 "맥스는 30∼40대 젊은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상품을 구성했다"며 "가성비에 가치를 더한 상품 제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