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으로 대표되는 임대차법의 전면적인 제도개선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지난 27일 주택 임대차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공동 소관하고 있는 양 부처는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과 법무부 법무심의관을 공동 팀장으로 하는‘주택임대차 제도개선 TF’를 구성하여,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근본적인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차 제도개선이 필수적"이라며 "다양한 대안을 면밀히 검토해 시장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은 "주택임대차 제도가 임대인과 임차인 간 권리와 법률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개선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임대차법 시행 이후 급등한 전셋값, 시장 정상화 기로에 선 정부
시장은 대체로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세입자의 권리 보호와 전월세시장 안정이라는 취지로 마련된 임대차3법은 역으로 임대인들의 위기감을 초래하며 전월세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며 임대차거래의 대부분이 월세로 전환되고, 임대차법 시행 1년 만에 서울 전세 평균가격이 1.4억 넘게 뛰었다는 결과도 나왔다.
세를 놓은 집의 임대 만료가 임박한 임대인들은 제도 시행 전 급하게 새로운 세입자를 찾아내 기존 세입자를 몰아내려 하고, 세입자들은 어떻게든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등 임대-임차인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폭발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렇다보니 전세를 월세로 돌려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는 집주인들도 늘었다. 7월 현재 올해 상반기 확정일자 부여 전월세 현황을 살펴보면 전세가 72만2407건, 월세가 75만3798건으로 전월세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월세를 받고자 하는 임대인 수요와 맞물려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뿐만 아니라, 앞서 지난 4월 부동산R114가 문재인정부 5년의 전세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전국 평균 40.6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의 전세가격 흐름은 임대차3법(3법 중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2020.07.31 시행) 전후로 극명하게 갈렸다.
전국 기준으로 임대차3법 시행 전 3년 2개월 동안의 전세가격은 10.45% 상승(부산 등 일부 지역은 하락)에 그쳤지만, 시행 후 1년 7개월 동안에는 27.33%가 올랐다. 문재인 정부 5년 누적 상승분의 3/4가량이 임대차3법 시행 이후 단기간에 이뤄진 셈이다. 과거 2년 주기의 임대차계약이 4년(2+2) 주기로 변하고 5% 상한제로 변경되면서 원활한 전세 물건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당장 임대차법을 본격적으로 손질하기에는 ‘여소야대’ 정국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행령이 아닌 법 통과 사안이라 야당의 협조 없이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분야기 때문이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임대차법은 당초 목표였던 세입자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그 목적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임대인과 임차인의 편 가르기, 임차인에 대한 조세부담 전가 등의 부작용만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내놓았던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는 없으니 상당히 격한 논의가 오고 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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