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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은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 기준금리 2.25%로 인상…물가 잡기 총력(종합)

기사입력 : 2022-07-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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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p↑…6% 뚫은 물가에 전격 인상
한미 금리 역전 초읽기에 선제 대응
인상 전원일치…"고물가 고착 막아야"
이창용 "당분간 0.25%p 인상 바람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7.13)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7.13)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2022년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인상하는 사상 첫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다.

이는 기존 기준금리(1.75%)보다 50bp(1bp=0.01%p), 즉 0.5%p(포인트) 높인 것이다.

금통위는 2021년 8월, 11월, 그리고 2022년 1월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해서 코로나19 발발 직전 수준까지 올라섰고, 올해 2월 금통위에서 '숨 고르기' 동결을 했다. 이후 '총재 없는' 4월 금통위,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총재의 '데뷔전'인 5월 금통위에 이어 이번 7월 금통위까지 금리를 올렸다.

통상 인상폭(0.25%p)의 두 배에 해당하는 빅스텝은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첫 사례다. 3회 연속 인상도 처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 대응이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동 과제가 되면서 물가 안정 책무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향후 1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6월 3.9%로 전월(3.3%) 대비 0.6%p나 한꺼번에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임금 인상 요구가 높아지고 이는 곧 물가 상승으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미 금리 역전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빅스텝 가능성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지만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원화 가치 약세와 함께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잠재적인 우려 요소로 지목된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높아져 다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앞서 미국 연준(Fed)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FFR)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통화긴축 속도를 높였다. 실제 이날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1.50~1.75%)와 격차는 0.5~0.75%p로 벌어졌다. 하지만 만약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각) 7월 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게 된다면 미국 기준금리는 결국 한국보다 0.00~0.25%p 높아지게 된다.

7월 금통위 결과는 채권 전문가들도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바 있어서 시장 전망에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6월 30일~7월 5일 기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7.13)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2.07.13)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한 금통위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었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크게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물가안정 책무를 강조했다.

통방문은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가속되지 않도록 50bp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빅스텝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통방문은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월 전망치(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지만 자칫 소비 위축으로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소로 꼽힌다. 특히 취약계층 이자부담 증가는 불가피하게 됐다.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모두발언을 통해 "50bp를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내린 결정"이라며 "현 상황에서 물가 대응에 실기해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고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져 경제 전반은 물론 취약부문에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오늘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즉,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 하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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