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가 급등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까지 감안해 이른바 빅스텝(한꺼번에 0.5%p 금리 인상)을 단행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 11월(6.8%)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도 4.4%로 2009년 3월(4.5%) 이후 최고를 기록하면서 물가 위기는 전방위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통계 수치가 입증하게 됐다.
특히 향후 1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5월 3.3%에서 6월 3.9%로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 부각됐다.
이 부총재보는 "한편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상승압력이 다양한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메시지 강도를 높였다.
미국 연준(Fed)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초강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상단은 동일해졌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일단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금리 격차 자체보다 시장 영향을 최우선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즉 "물가 하나만 보고 빅스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셈이다.
이 총재는 지난 6월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데이터 기반(data-dependent)으로,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당시 이 총재는 '6월 소비자물가가 6%대가 되면 7월 빅스텝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물가가 올랐을 때 경기에 미치는 영향, 환율에 주는 영향, 가계 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금통위원들과 상의해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물가를 제때 잡는 것을 최선으로 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선택이 불가피하다.
일단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초유의 빅스텝을 내다보는 시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확대 거시금융경제회의, 여당 물가특위, 한은 물가설명회까지 사실상 빅스텝 대비 수순"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이 3.9%로 전월 대비 0.6%p 급등하면서 사실상 방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해외에서도 JP모건이 한은이 7월에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이자 부담으로 취약 계층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것이라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지나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상 수준의 베이비 스텝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ING은행과 모건스탠리는 모두 7월 한은 금통위의 0.2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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