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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떨어지긴 하는데…8월 ‘전세대란’ 대신 찾아온 ‘월세난민’ 풍선효과

기사입력 : 2022-07-05 13:25

월세 수요 따라 월셋값도 상승, 주거 취약계층 유탄
주택시장 호황 타고 번졌던 ‘갭 투자’ 열풍, 지방부터 번지는 깡통전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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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중이 전세를 앞지른 확정일자 부여 전월세 현황 (7월 5일 기준) / 자료=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임대차3법 시행 2년째가 돌아오는 8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기한이 만료되며 ‘전세대란’이 찾아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시장은 소강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그 대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되며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부담이 늘고, 지난해까지 발생했던 주택시장 호황 속 ‘갭 투자’에 나섰던 주택들의 ‘깡통전세’ 우려까지 나타나는 등, 전월세 시장을 둘러싼 불안과 긴장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전셋값 떨어지고는 있지만…월셋값 상승 풍선효과 속 주거 취약계층 유탄

앞서 부동산 시장은 임대차3법의 만료 기간이 돌아오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전셋값 상승을 점쳤던 바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의 금리인상 ‘자이언트 스텝’과 이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그리고 이로 인해 더뎌진 대출규제 완화 등의 요인들이 겹치며 역으로 전반적인 전셋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6월 4주까지 누적 –0.17% 하락했다. 서울은 –0.30%, 경기는 –0.48%, 인천은 –1.80%로 수도권 모두가 일제히 하락했으며, 세종은 –7.22%, 대구는 –3.89%, 대전은 –1.87%로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전세대출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금리까지 올라가자,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들이 늘어 전세거래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7월 5일 기준) 확정일자 부여 전월세 현황은 전세 72만2187건(48.9%), 월세 75만3524건(51.1%)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상태다.

서울만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이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서울 확정일자 부여 전월세 현황은 전세 21만8577건(47%), 월세 24만6023건(53%)으로 역시 월세 비중이 전세를 앞질렀다. 이는 4월부터 이어진 현상으로, 등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월세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임차인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번에 목돈을 맡기는 대신 지속적인 지출이 없는 전세와 달리, 고정된 소득이 없다면 월세는 오롯이 세입자의 부담이 된다. 특히 지난해 준전세는 3만3000여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 240개월치보다 많고 매달 월세도 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 부담이 크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지금처럼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물이 부족해지고 월셋값이 오르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거 취약계층의 위험도가 더 커질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셋값은 평균 124만5000원으로, 직전해인 2020년 12월 112만7000원 대비 10.5%나 뛰었다.

월세 수요를 나타내는 ‘KB부동산 월세지수’ 역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수도권은 이미 2019년 6월 이후 2년여가 넘는 기간동안 꾸준히 상승곡선만을 그리고 있다. 6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는 103.6으로, 직전달인 5월보다 0.6p 상승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저소득층과 주거 취약계층 주거부담을 덜기 위해 SH나 LH의 공공주택 강화 방안 등이 조속히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는 한편, “전세의 월세화를 막고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결국 공급확대가 가장 빠른 길인데, 이를 위해 거주의무 규제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완화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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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전국, 수도권, 지방권, 8개도, 서울, 경기 일부지역 매매가격대비전세가격(전세가율) 표 / 자료=한국부동산원


◇ 주택시장 호황 타고 번졌던 ‘갭 투자’ 열풍, 깡통전세 우려 키워

그런가하면 전세와 매매가 동반으로 위축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이른바 ‘깡통전세’가 속출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타지방(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5.4%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75.5%) 이래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관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통계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5월 기준 전국 전세가율은 68.8%, 지방권은 73.7%를 나타냈다. 8개도를 기준으로 보면 77.1%까지 치솟는다. 통상적으로 전세가율이 70%를 넘기면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고 보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전세시장의 불안이 작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까지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안성시의 전세가율이 75.6%, 이천시는 82.4%, 여주시는 84.2%에 달할 정도로 일부 수도권 지역의 깡통전세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주택시장 호황에 맞춰 ‘갭 투자’에 나섰던 매물들이 ‘깡통전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갭 투자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금 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매가격이 5억 원인 주택의 전세금 시세가 4억 5000만 원이라면 전세를 끼고 5000만 원으로 집을 사는 방식이다.

갭 투자는 부동산 호황기에 집값이 상승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깡통주택으로 전락해 집을 팔아도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집 매매를 위한 대출금을 갚지 못할 수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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