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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2(금)

원자재 인상·조합 갈등…건설사, '고육지책' 확정공사비로 돌파구 모색

기사입력 : 2022-06-24 15:32

포스코건설, 2년간 공사비 확정 VS GS건설, 1000억원 낮게
HDC현대산업개발, 확정공사비 등 약속해 시공권 유지 성공
조합원 설득 유용…원자재·물가 인상 등 리스크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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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제안한 부산 부곡2구역 조감도./사진제공=GS건설
[한국금융신문 김태윤 기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둔촌주공을 비롯해 자잿값 인상 및 조합 마찰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확정공사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자잿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협상 과정에 있어 발생하는 리스크가 잦아짐에 따라, 차라리 공사비가 조금 높더라도 조기에 확정해 서로 마찰을 최소화하고 공사를 효율화하려는 방법이다.

24일 업권에 따르면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 시공권 확보를 위해 포스코건설과 GS건설간 경쟁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포스코건설이 확정공사비 카드를 꺼냈으며, 이에 대응해 GS건설은 약 1000억원 가량 낮은 공사비를 제안했다. 포스코건설은 2년 6개월간 공사비를 고정하겠다는 확정공사비를 제안해 오는 2024년 12월까지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해당 재개발에 986억원이 낮은 6438억원을 제시했다. 포스코건설은 약 7424억원을 제안했으며 평당(3.3m²) 공사비 579만원, GS건설은 평당 525만원으로 집계됐다. GS건설은 최근 원자재 및 자잿값 인상이 잦은 만큼, 물가상승률 내에서 공사비를 올릴 수 있다는 방침이다.

부곡2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일원에 노후 주택가를 1780세대 규모 아파트 24개 동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08년 10월 정비구역 지정 이후 지난 2018년 10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도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사업 시공권 유지 과정에서 하자 보증기간과 확정공사비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7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89.2%에 해당하는 562표를 얻어 시공 계약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조건으로는 확정공사비, 가구당 1000만원 입주지원비, 하나 보증기간 연장 및 커뮤니티·조경·특정 품목 무상 제공 등을 약속했다.

학동4구역 재개발은 2311세대 규모·아파트 19개 동을 건설하는 재개발 사업으로 지난해 6월 9일 철거 과정에서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믿고 지지해주신 조합원들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확정공사비는 철거이후 착공 이전 단계에서 시공사와 조합간의 협의를 통해 공사비를 확정하는 방법이다. 주로 정비 및 재개발 사업에 있어 이용되며, 과거 현대건설이 2009년 도당1-1재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조합을 설득하기 위해 확정공사비를 제시해 삼성물산과의 수주 입찰 경쟁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공사비 증액은 여러 재개발 사업에서 주요 이슈로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있으며 지난 4월 15일부터 공사비 증액 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서울시가 중재를 하는 등, 두 달 넘는 기간동안 갈등과 조율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원자재 인상에 대응하는 한가지 방법으로서 ‘확정공사비’가 건설사들 사이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며 ‘시대의 대세’가 될 가능성이 늘고 있다. 다만 건설업권은 최근 물가상승률과 원자재값의 인상을 정확히 계산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가운데, 확정공사비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확정공사비를 책정할 수 있는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며 “시공비를 책정하는 단계에서 물론 인상분을 고려해 확정공사비를 약정하겠지만, 건설기간이 길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건설사들도 이런 리스크를 아는 만큼, 온 역량을 다해 시공비를 책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설업계는 확정공사비가 유용한 소통 방안이지만, 원자재 및 물가상승률이 큰 만큼 과열경쟁 도구가 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중견 건설사들이 확정지분제를 비롯해 과감한 수주 대결을 펼쳤으며 업계의 과열경쟁 지적이 있었다. 한편 지난해부터 원자재값이 급증하며 건설업계는 사업 수주 경쟁 열기가 비교적 진정되는 분위기였으나, 포스트 코로나19로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건설사들도 다시 활기를 얻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물론 확정공사비는 최근 원자재 인상을 고려해 조합원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많은 리스크를 떠안는 조건을 감당하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금은 원자재와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은 시기이므로 더욱 조심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태윤 기자 kt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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