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업계에 따르면 리뉴얼 1주년을 맞은 롯데마트 베트남 하노이센터점은 최근 1년간 매출 15%, 객수 10% 증가를 기록하며 현지 핵심 점포로 자리매김했다. 롯데마트가 추진하는 그로서리 전문점 중심의 매장 전략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남사이공점 등 롯데마트 4개 점포가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전환했다.
베트남에서도 한국의 대형마트를 경험할 수 있는 데다 현지 특성까지 고려한 매장이 조성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제 한국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며 “한국인들의 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하는 게 주효한데 그런 점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호감은 성과로 이어졌다. 실제 ‘요리하다 키친’ 도입 후 1년간(2024년 7월 4일~2025년 7월 3일)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도입 이전 같은 기간보다 35% 이상 늘었다. 또 K-푸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40%에 달한다.

롯데마트가 해외매장 리뉴얼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침체된 내수에 비해 베트남은 경제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올 하반기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따른 소비활성화가 예상된다 해도 e그로서리(오카도) 사업 이관 등 비용 증가로 수익성에 기대를 걸긴 힘든 상황이다.
반면 베트남은 최근 15년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8.7%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1억 인구의 절반이 노동가능인구인 ‘젊은 국가’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품질 제품 수요가 커지면서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 전략을 내건 롯데쇼핑의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
특히 다른 유통업체들과 달리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접 진출 방식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한 점도 롯데가 베트남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 공공기관의 인허가 조건이 까다롭다. 하지만 롯데는 1996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롯데리아, 롯데쇼핑 등을 통해 오랜기간 구축해놓은 관계를 토대로 경쟁사보다 유리한 입지를 다져놨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는 향후에도 그로서리 전문점 중심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베트남 중남부 관광 도시인 나짱에서는 나짱점과 골드코스트점 2개 점포를 운영 중으로, 올해 말 나짱점을 현지 고객 맞춤형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해변가에 위치한 골드코스트점은 관광객 특화 매장으로 운영하는데, 두 점포는 각 상권 특성에 맞춘 이원화 전략을 추진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1분기 롯데쇼핑 전사 영업이익에서 해외사업과 베트남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 9% 수준에 불과하다”면서도 “롯데가 베트남에서 유통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향후 싱가포르 법인(iHQ)을 중심으로 베트남시장의 성과를 확장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2030년까지 추가로 7개점 오픈을 목표, 베트남 전역에 한국형 그로서리 전문점 모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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