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발표된 부동산대책에는 현 규제지역 일부에 대한 조정방안을 이달 말까지 확정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인구수 감소 움직임이 뚜렷해지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는 지역이 발생하는 등 침체가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대구나 세종 등 단기간에 공급이 급증한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며 분양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였다.
21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6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전국 분양전망지수는 전월(87.9)대비 17.0포인트(p) 하락한 70.9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달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며 소폭 회복세가 나타났지만, 정책 발표가 다소 늦어지는 동시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자이언트 스텝’ 및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며 전반적인 하락세가 다시 나타났다.
이번 조정대상지역 개편 논의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침체된 분양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정부의 기존 규제지역 지정 및 운용에 대해 “다양한 주체와 복잡한 지정조건으로 규제지역이 중복지정되는 경우도 있고, 실효성이 저조해 전문가들조차 구분이 곤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대상을 ‘투기’와 ‘분양가급등’ 두 가지로 축소하고, 규제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분양가조정지역으로 단순화 및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 급물살 타는 조정대상지역·규제지역 개편안, 부작용은 없나
정계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가까운 시일 안에 소집, 규제지역 지정과 해제를 놓고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 결과에 따라 해제지역으로 결정되는 곳은 개정고시 이후 즉시 적용될 방침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투기과열지구는 49곳, 조정대상지역은 112곳이 지정돼 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까지 나오자 해당 규제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구시를 비롯해 울산 남구, 경기도 양주·파주·김포시, 충북 청주시, 전북 전주시 등이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국토부는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할 때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상승률의 1.3배가 넘는 곳을 우선 가려낸 뒤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권 전매거래량 등을 살펴본다.
또 정성적 평가를 통해 집값 상승이 일부 투기 세력의 개입 때문인지 아니면 개발사업 진전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승인지 등을 파악해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정 당시의 정량·정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
다만 문제는 규제지역이 해제됐을 때 주변 부동산에까지 미칠 ‘풍선효과’다. 이미 정부는 김포나 부산, 충남 등에서 수차례 비규제지역 인근의 풍선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비규제지역은 규제지역에 비해 대출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은데다가 취득세 및 양도세 등 각종 세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규제지역 해제가 안정세를 찾던 전국 집값에 다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지방 분양시장 침체와 균형발전을 고려해 점진적인 해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수도권보다는 지방을 중심으로 규제해제가 검토되야 한다”며, “시장 과열을 걱정하기에는 지방 분양시장은 냉각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고려한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주택시장 상황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와 같이 집값 하락이 장기화되고 아파트 공급이 꾸준한 데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지역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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