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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 승부수는 ‘라스트마일’…‘자체물류’가 성패 가른다

기사입력 : 2026-07-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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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품질 직접 관리가 핵심…“플랫폼 경쟁력은 운영 시스템에서 결정”
도어대시·아마존은 자체물류로 성장…그럽허브·웹밴은 전략 따라 희비

24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통 포럼이 열렸다.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통 포럼이 열렸다. /사진=박슬기 기자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배달플랫폼의 경쟁이 주문중개를 넘어 ‘라스트마일’ 운영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플랫폼이 배달 운영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자체물류(OD·Own Delivery)가 배송 품질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다. 해외에서 자체물류 전략에 따라 시장 판도가 뒤바뀌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내에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국유통학회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라스트마일 경쟁 시대의 지속가능한 배달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유통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이성호 국립한밭대 교수는 주제 발표를 맡아 해외의 자체물류 도입 사례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자체물류를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닌 플랫폼이 배달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배달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고객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주문부터 고객의 문 앞까지 이어지는 ‘라스트마일’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스트마일은 주문 이후 상품이나 음식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 구간을 뜻한다.

자체물류의 중요성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먼저 확인됐다. 아마존은 2013년 배송 지연 사태를 겪은 뒤 이듬해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을 도입했고, 2017년 미국 소포 물량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중국 징둥닷컴도 2010년 9개 도시에 자체물류를 도입한 이후 중국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시장 2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배달플랫폼 시장에서도 자체물류 역량은 경쟁구도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문중개(Market Place·MP) 중심으로 운영되던 미국 배달플랫폼 그럽허브(Grubhub)는 주문부터 배달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도어대시(DoorDash)에 밀려 2019년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2024년 12월 기준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도어대시 62.7%, 그럽허브 6.2%로 10배까지 벌어졌다. 그 사이 그럽허브의 기업가치는 2021년 약 73억 달러에서 2025년 6억5000만 달러로 91% 감소했다.

다만 자체물류가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온라인 식료품 배송업체 웹밴(Webvan)은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규모 물류 인프라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가 결국 파산했다. 반면 아마존은 수요와 배송 구조에 맞춰 일부 물류센터를 정리하는 등 운영 모델을 조정했다. 자체물류의 성패는 단순한 투자 규모가 아니라 수요 예측과 운영 효율에 달렸다는 의미다.

자체물류, 왜 필요한데?

이성호 국립한밭대 교수가 ‘라스트마일 경쟁 시대의 지속가능한 배달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이성호 국립한밭대 교수가 ‘라스트마일 경쟁 시대의 지속가능한 배달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슬기 기자
이성호 교수는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자체물류가 필요한 이유로 ‘라스트마일 품질 관리’를 꼽았다. 주문부터 소비자의 문 앞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배송 구간을 플랫폼이 직접 관리해야 서비스 품질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배달 품질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알리바바의 고품질 배송 시스템이 42시간 동안 중단된 자연실험에서도 배송 품질이 소비자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시간당 판매량은 14.6% 감소했다. 이는 라스트마일 품질이 소비자 만족도는 물론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배송 품질 개선 필요성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있다. 2017~2021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오배송·미배달 등 배달 품질 관련 불만이 전체의 3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교수는 “유통 및 배달산업 전반에서 라스트마일 서비스 품질(속도·정시성·안정성)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물류 과정 및 배송 품질 전반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체물류 도입이 생존 전략으로 확산됐다”고 짚었다.

다만 지속가능한 자체물류 운영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수요밀도 ▲참여경제성 ▲공급 탄력성 ▲운영모델 조정 가능성 등을 꼽았다. 그는 “배달플랫폼이 전국을 상태로 자체물류를 운영하는 건 현실적인 요건과 맞지 않다”며 “수요밀도가 충분한 지역과 충분하지 않은 지역 등을 고려해 자체물류와 주문중개를 적절히 함께 운영하는 유연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수수료 부담·개인정보 유출…우려의 목소리도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한상린 한양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한상린 한양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슬기 기자
자체물류에 대한 우려가 없진 않다. 수수료 부담, 개인정보 유출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옥경영 숙명여대 교수는 “자체물류라는 책임있는 통합 시스템이 나오면 안정된 서비스로 소비자 불만은 당연히 해소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용 투입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옥 교수는 “소비자들은 앞선 서비스들로 착시된 가격 효과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자체물류가 도입된다면 배달 생태계 참여자, 특히 소비자에게 우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옥 교수는 “자체물류는 소비자의 여정에 대해 구체적이고 촘촘하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활용하게 되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체물류 확대가 경쟁법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논의됐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민족을 대상으로 가게배달보다 자체배달을 우대하고, 점주들에게 자체배달 이용을 사실상 강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현규 김앤장 변호사는 “네이버쇼핑 자사우대 사건은 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만큼 같은 법리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핵심은 자체물류 자체가 아니라 점주들에게 특정 거래 방식을 강제했는지 여부”라고 했다. 이어 “앞선 자사우대 사건 역시 파기환송됐고, 해외에서도 자체물류를 이유로 제재를 받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한상린 한양대 교수는 “자체물류는 라스트마일 관련 시스템 전반을 내재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높은 관리 및 시스템 구축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충분한 수요 밀도, AI 등 기술력 및 운영 역량, 효율화 등이 뒷받침돼야 지속가능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자영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이번 포럼과 관련 “유통·배달산업 전반의 라스트마일 경쟁과 지속가능한 자체물류 운영전략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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