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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해외건설, 국내 도시정비로 눈 돌린 건설사들 [건설부동산 코로나 비포&애프터 ③-끝]

기사입력 : 202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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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도정실적 3년 연속 ‘3조클럽’ 금자탑
‘박리다매’ 리모델링·소규모재건축 주목도 상승

▲ 대전 도마 변동13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사진 = DL이앤씨이미지 확대보기
▲ 대전 도마 변동13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사진 = DL이앤씨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의 팬데믹이 마침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고,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도 하락되는 등, 이제 사회는 그간의 상처를 딛고 정상화를 향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건설부동산업계 전반에 걸쳐 코로나 전과 후,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고찰해본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시장을 덮치면서, 정부의 지원사격 아래 해외시장 공략에 한창이던 건설사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텃밭 중 하나였던 중동 시장의 수주 실적은 2020년 74억5400만원대에서 지난해 40억4887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서서히 잦아들며 해외건설시장 사정이 나아지나 했으나, 이번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리스크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또 다시 해외건설 시장이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에 건설사들은 다시 국내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단행되며 제로금리 시대가 장기화됐고, 이로 인해 시중유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속에서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 그 중에서도 도시정비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20년에는 도시정비 수주 실적 ‘1조 클럽’ 금자탑을 쌓은 건설사가 무려 9개사나 등장했다. 현대건설은 4조738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여전했다. 현대건설은 직전해 거뒀던 사상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갈아치우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5조549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3년 연속 이 분야 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은 덤이었다.

이들 외에도 GS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도 3조원이 넘는 도정 실적을 거두며 국내 주택사업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견인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지며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현대건설은 4조, GS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줄줄이 도정실적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같은 시장 활력에는 기존의 재건축·재개발을 넘어 리모델링과 소규모 재건축까지 섭렵하려는 건설사들의 전략이 주효했다. 기존 도시정비 시장이 점차 레드오션화됨에 따라, 대규모 사업 하나보다 박리다매라도 여러 사업을 수주하는 편이 실적에 더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은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재건축보다 낮은 66.7% 수준이고, 기본 골자가 남아있기 때문에 공사비도 재건축보다 적게 들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정비업계의 ‘틈새시장’으로 통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들이 주로 먹거리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수도권 인기 지역 내 재개발·재건축이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와 각 지역조합의 이해관계 등으로 지지부진하면서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1군으로 꼽히는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와 GS·대우·현산 등 도시정비 시장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낸 건설사들은 모두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해 수주 경쟁에 매진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금리인상기라고는 하나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는 한 건설사들은 당분간은 주택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재개발 재건축 수주가 규제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건설사들도 리모델링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높고, 오래된 아파트들일수록 뭐가 됐든 사업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곳들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통화긴축 움직임과 금리인상 등 정부의 시중유동성 회수 움직임,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값 급등 등의 요인이 겹치며, 올해 주택시장이 최근 2년만큼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연초를 달구고 있는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사실상 ‘마지막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는 시중유동성이 강하고 금리가 낮아 미분양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활황이었지만, 올해는 가계대출 및 다주택자 세제 강화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분위기가 변한 상태다.

건설업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장 금리가 높은 수준까지 확 치고 올라간 것은 아니라 눈에 띄는 업황 악화를 점치기엔 이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이 아닌 다른 곳을 서서히 확장해야 할 타이밍”이라며, “건설사들이 신사업 등 블루오션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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