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이 결국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공사 중단’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시공사업단과 조합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점은 2020년의 공사변경 계약이다. 시공사업단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증액 계약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합은 공사변경 계약이 전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체결한 것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은 시공사업단으로부터 5000억원대의 공사비 증액 요구 공문을 받았다. 지난해 6월 25일에 체결된 공사비 계약서를 보면 가구 수 증가와 고급화 등 인한 설계 변경으로 인해 공사비는 기존 2조6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조합은 지난 3월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오는 16일에는 총회를 열어 문제의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의결(의결 시점은 2019년 12월 7일)을 취소하는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특히 조합은 “공사중단이 10일 이상 지속될 경우 시공사 해지 총회를 준비하겠다”는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조합은 “극한 대립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보여주기식 협상 말고 진짜 협상에 나선다면 어려움은 타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 골조공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된다면 골조의 품질 저하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공사 중단이 사업단과 조합 양측에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갈등이 좁혀지지 않아 만약 현재 시공사업단 계약이 해지될 경우, 조합은 나머지 공사를 진행할 새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물론 기존 공사 사례에서도 기존 시공사가 모종의 이유로 계약이 해지되며 새로운 시공사가 나타난 사례는 있었다. 그러나 둔촌주공의 경우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이를 이어받을 건설사들이 나타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비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비업계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둔촌주공은 사업 규모나 입지, 의미 측면에서 매우 좋은 사업성을 지니고 있는 곳은 맞지만, 대형 건설사 네 곳이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할 정도로 덩치가 너무 큰 것이 문제”라며, “기존 사업단과 조합의 갈등이 연일 수면 위로 불거진 상태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이 사업장에 발을 들이기도 꺼려질 것으로 보인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둔촌주공재건축 사업은 단일 재건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전체 85개 동에 1만2032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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