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을 거쳐 8년간 통화당국 수장을 역임하고, 당연직으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만 11년을 맡는 기록을 썼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해 재임하는 8년동안 기준금리를 9회 인하하고 5회 인상했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인하했다가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퇴임을 맞게 됐다.
이어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와 2016년 6월 브렉시트를 거치는 동안 1.25%까지 인하하며 경기회복을 지원했다.
2017년 들어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도모했다. 1년 간격을 두고 이듬해 11월에 추가 인상에 나섰다.
2019년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기회복 지원에 나섰다. 그 해 경제성장률은 2.2%로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공포에 휩싸였다. 그 해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고, 이어 5월 28일 추가 인하를 통해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기준금리를 낮췄다. 그럼에도 2020년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마이너스(-0.9%)에 그쳤다.
선제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통위는 2021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섰다. 그해 11월, 그리고 올해 2022년 1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하며 코로나19 발발 직전 수준인 1.25%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금융불균형은 심화되는 국면에 대응한 것이다. 팬데믹 가운데서도 한국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 선제적 행보가 가능했다.
실제 블룸버그 출신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2021년 11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연준(Fed)이 말만 하고 있을 때, 한은은 행동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재임 8년 동안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확산 등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했고,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판단이 서면 금리인상을 점화하는 행동파 면모를 보였다.
이주열 총재는 '정통 한은맨'이다.
1952년생 강원도 정선 출생으로 1977년에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그리고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총재를 역임했다. 총재 퇴직 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활동한 2년을 제외하고 43년을 한은에서 근무했다. 이는 한은에서도 최장수 기록이다.
부총재(3년) 재임 때는 당연직 금통위원으로서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했고, 총재를 연임하며 8년 동안 금통위 의장으로서 통화정책을 주도했다.
금통위 본회의에 17년간 참석했다. 국장과 부총재보 시절에는 보고 부서장과 집행간부 자격으로 6년(171회), 부총재와 총재 시절에는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11년(295회) 참석했다.
국제 현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연임 첫 해인 2018년 11월에 선임되기도 했다. 이어 2021년 6월 BIS 이사회에서 이사로 재선임됐다.
임기동안 캐나다, 스위스 등 주요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연장하며 외환안전망을 공고히했다.
특히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며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았을 때 한미 통화스와프 발표로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운 바 있다.
다만 정통 한은맨으로서 재임 기간동안 보수, 복지 등에 대한 한은 직원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는 일에 다소 미진했다는 평가가 나온 점은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한은 출입기자단과의 송별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2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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