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오는 4월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05년 미국 LA공장 설립에 이어 17년 만에 신규 공장 가동이다. 농심 제2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3억 5000만 개다. 이로써 농심이 미국에서만 연간 총 생산할 수 있는 라면의 양은 8억 5000만 개에 달하게 됐다.
제2공장에서 ‘신라면·신라면블랙’ 고속 생산
농심 미국 제2공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에 위치한 LA 공장 바로 옆에 약 2만6800㎡(8100평) 규모로 지어졌다. 기존 공장과 인접해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료의 수급과 물류비용의 효율성은 물론, 두 공장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생산 시설은 용기면 2개, 봉지면 1개 라인을 갖췄다. 모두 고속 라인으로 농심은 이곳에서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 수요가 높은 주력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농심은 고속라인을 갖춘 제2공장은 주력제품 대량생산 체제로 운영한다. 기존 공장은 짜파게티, 너구리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운영함으로써 시장의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5년 미주법인 매출 2배 성장한 8억 달러 목표
농심은 미국 시장이 매년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지난해 농심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한 3억 9500만 달러의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신기록 경신도 미주시장의 대폭적인 성장이 이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신기록 달성의 일등 공신은 단연 ‘신라면’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블랙의 활약이 돋보였다. 신라면블랙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 성장하며 3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더했다.
2021년에는 ‘비건 신라면’을 출시해 비건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신라면의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농심의 비건 라면 매출은 지난해 33% 성장한 1260만 달러를 기록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 제품이 미국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시장 공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앞으로 매년 20%대의 성장률을 달성해 오는 2025년 미주법인에서 8억 달러의 매출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간 라면시장 규모 4억 달러’ 멕시코 시장 노린다
제2공장 가동으로 생산량이 확대된 농심은 북미에 이어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멕시코가 첫 번째 타깃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 3천만 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 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현재는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멕시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멕시코는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고기와 건고추, 향신료 등을 첨가해 만든 멕시코식 스튜 ‘비리아(Birria)’를 접목한 신라면 레시피가 인기를 얻고 있는 등 멕시코 시장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멕시코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담 영업 조직을 새롭게 신설했다. 또한, 신라면 등 주력제품 외에도 멕시코의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현지인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판매량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을 시식해 본 멕시코인들은 일본 라면보다 훨씬 더 맛이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라며 “멕시코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쳐 5년 내에 TOP3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6개 생산기지 갖추고 해외시장 공략
미국 제2공장은 농심의 여섯 번째 해외공장이다. 농심은 지난 1996년 중국 상해에 첫 해외공장을 세운 이래로 1998년 중국 청도공장, 2000년 심양공장에 이어 2005년 미국 LA공장을 설립했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중국 연변에 백산수 신공장을 세우는 등 미국과 중국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해외시장 공략에 힘써왔다.
이와 더불어 2002년 농심재팬과 2014년 농심호주, 2018년 농심베트남, 2020년 농심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농심은 이번 미국 제2공장 가동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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