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필요시 긴급 금융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해 관련 피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은행권도 시장 변동성 심화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 배제 등 금융제재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유관기관과 함께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 리스크 요인을 점검·대응하고 있다. 단기금융시장과 외환자금시장의 유동성 상황, 금융기관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금융기관 핫라인을 통해 적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로 상향한 뒤 최근 다른 분야의 모니터링 단계도 주의로 조정한 바 있다. 금융위는 컨틴전시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에 따라 주식·채권·외환·기업 신용 등 4대 분야의 시장 상황을 ▲양호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구분해 대응하고 있다.
이날 고 위원장은 금융사들도 외화 유동성 관리 등 사전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금융사의 대(對)러시아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전체 대외 익스포져 중 0.4%(14억7000만달러)로 미미한 수준이나 대내외 위기확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은행권은 최근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대응반을 구성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으로 지정한 은행 리스트를 모니터링하며 외환 업무를 운영 중이다.
4대 시중은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튿날부터 선제 대응을 위해 일부 러시아 수출기업의 신용장(L/C) 개설을 거부하고 있다. 신용장이란 발주처인 수입업체가 자신의 신용도와 거래은행 신용도를 활용해 판매처인 수출업체와 무역 거래를 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더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배제 대상 은행이 확정되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우리 기업과 현지에 체류하는 국민의 국제송금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주요 7개국(G7) 등이 러시아 일부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우리 정부도 이날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금융제재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은행권에 당부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 배제 등 제재 조치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금융권에서는 내부적으로 내부통제 절차를 만들고, (금융위는) 금융권의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구축해 대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