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경, 오산 가장교차로 수원 방향 고가도로에서 높이 10m의 보강토 옹벽이 무너졌다. 이 가운데, 도로 아래를 지나던 차량 2대를 덮쳤고, 이 중 1대 운전자인 4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하부 옹벽을 철거하거나 구조 재검토 없이 상부 구조물 시공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보강토 옹벽이라는 공법 특성상 시공사별 자재·배수체계, 구조적 일체감 부족 등이 붕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너진 옹벽은 보강토 공법으로 흙 사이에 보강재를 삽입해 벽채를 고정하는 구조다. 콘크리트 옹벽에 비해 공사비가 저렴하고 시공기간도 짧다. 이번 사고로 이 공법에 대한 구조적 한계로 인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도 있다. 다만 보강토 공법의 구조적 문제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흙으로 속을 채우는 만큼 물이 흘러갈 길을 만들어주는 '배수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산시는 현장 조사에 나서 직경 40㎝ 포트홀을 발견했고 복구작업을 벌였다. 시는 붕괴 사고 2시간 반 전인 오후 4시30분쯤부터는 사고를 우려해 고가도로 양방향 통행도 통제했지만, 옹벽에 대한 보강작업은 이뤄지지 않았고, 고가도로 아래쪽 도로도 통제하지 않았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포트홀 사고로 표면에 조그만한 결함에 물이 들어가면서 생긴 사고”라며 “관리자가 보수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지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고 직후 오산시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전 구간 통제 및 긴급 점검에 나섰으며, 경기도는 도내 유사 옹벽 구조물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를 포함한 수사에 돌입해 오산시청, 현대건설 본사, 감리업체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안형준 교수는 “장기간 방치된 구조물 위에 상부 하중을 더한 설계 자체에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사고는 배수구 미설치·구조 검토 부족·관리 소홀 등 복합적 요인이 중첩된 사고다. 단순 기상이변이 아닌 건설업계 간 부족한 소통문제와 잘못된 행정 대응 체계라는 인재”라고 지적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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